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2020-03-18     연지민 기자

 

이  안

금 간 시멘트 사이에서
노란
민들레가 피어났다

 

민들레처럼 노란
시는
마음이 금 간 곳에서
피어났다

 

금 간 곳에 달아주는
노란
단추

#길을 걷다 보면 문득 걸음을 멈추게 될 때가 있습니다. 거친 시멘트 블록과 블록 사이를 비집고 올라오는 꽃들 때문인데요, 민들레도 그중 하나입니다. 틈새로 초록 잎을 넓게 펴고는 대궁을 밀어올려 노란꽃을 피우는 민들레. 그 생명력에 발목이 집히곤 하는데요, 시인은 그런 민들레꽃을, 시를 마음의 금을 여며주는 노란 단추라고 말합니다. 세상이 조금 더 환해지는 것 같습니다.(문학동네 동시집 `오리 돌멩이 오리'에 수록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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