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2020-05-27 연지민 기자
손 택 수
어미 거미와 새끼 거미를 몇 킬로미터쯤 떨어뜨려 놓고
새끼를 건드리면 움찔
어미의 몸이 경련을 일으킨다는 이야기
보이지 않는 거미줄이 내게도 있어
수천 킬로 밖까지 무선으로 이어져 있어
한밤에 전화가 왔다
어디 아픈 데는 없냐고
꿈자리까지 뒤숭숭하니 매사에 조신하며 살라고
지구를 반 바퀴 돌고 와서도 끊어지지 않고 끈끈한 줄 하나
#이 세상에서 마지막까지 남아있을 게 무엇일까요? 모든 미물이 그렇듯이 인간도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삶의 부스러기들이 다 사라지고, 이성적 사고가 무너져도 어미와 자식을 연결하고 있던 탯줄의 힘은 강력한 시그널로 작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