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소비경향에 맞는 어버이날 선물

패션 속 세상

2022-04-29     손부현 엘레이손 대표
손부현
 

5월 가정의 달이 돌아온다. 어린이날이 있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특히 어버이날이 되면 무엇을 선물해 드릴까 고민이 된다. 친정 엄마는 함께 살아온 날들이 있으니 취향이라도 가늠이 되지만 시부모님은 어렵게 느껴진다.

지난해 어버이날 선호하는 선물 1위가 용돈박스, 돈 봉투, 홍삼 순이라 하니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현금이 최고인 것 같기는 하다. 그러나 자녀로서는 돈을 아끼느라 사고 싶은 것을 못 사시는 부모님을 위해 옷이든, 보약이든, 생활용품이든 사드리고 싶은 것이다.

최근 경제력을 가진 이들이 중·노년층으로 들어가는 시점이므로 시니어 및 실버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시니어라는 인식은 남성은 은퇴시기이고 여성은 자녀양육에서 벗어나는 시기로 여행과 취미생활과 관련한 용품들을 선호한다. 또 무엇보다도 건강에 대한 욕구가 크다.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낯선 사람을 만날 때 자신보다 더 나이 들어 보인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가끔 TV에 동년배의 사람이 나오면 남편은 “저 사람이 우리랑 같은 나이래. 더 나이 들어 보이지 않아?” 하고 묻는다. 그러나 이는 정서적으로 자신을 젊게 인식하는 현상이다.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정신적 향상성을 유지하려는 것. 더 젊어지고 싶다는 욕구이며, 이는 더 젊어 보일 수 있는 자신감을 주는 물건이나 서비스에 대한 욕구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젊어 보이고 노화를 예방할 수 있는 화장품, 성형, 피부관리 시장이 날로 커지는 이유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화장이나 패션이 단지 아름다움만이 아니라 사람들을 활기차게 하는 효과가 있음에 착안한 코스메틱 테라피(cosmetic therapy)가 시니어를 대상으로 열풍이다.

시니어 마케팅의 핵심이 되는 것이 보험과 아웃도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더구나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가까운 야외로 산보든 트레킹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니 아웃도어가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시니어의 관심은 몇 살까지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건강하게 살 것인가이다. 아웃도어를 입으면 더 운동을 하게 해서 더 건강해질 것 같은 안도감을 갖게 된다. 또 아웃도어는 중·노년층만이 입는 옷이 아니라 젊은 층과 같은 제품이라는 것이 강점이다. 시니어 소비자들은 드러내놓고 노인용 상품을 고르기는 싫다. 일본에서는 `50세 이상을 위한 메이크업 상담회`처럼 타겟을 직접적으로 밝힌 카피는 실패한 반면에 10살 젊어지는 메이크업 상담회'같은 카피가 성공했다.

또 시니어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소비는 극도로 줄이면서 상당 수준 자존심이나 체면을 중시하는 소비 행태, 돈이 덜 드는 자존형 소비를 한다. 아웃도어 용품은 한번 장만하면 오래 쓸 수 있고, 등산 등의 아웃도어 활동은 골프처럼 매번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 즉, 추가 비용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옷이 좀 비싸더라도 돈을 들일 만하다는 것이다. 고가 아웃도어 의류는 소비자의 자존감과 관련이 있다. 또한 미래에 대한 불안, 빠른 변화에 대해 시니어 소비자의 심리는 오래가는 상품 선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브랜드에 자부심이 있다면 설사 유행이 지났더라도 다른 사람을 덜 의식하게 된다. 유행을 덜 타거나, 유행이 지나서 사용하더라도 사용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시니어의 소비경향을 알고 어버이날 선물 고르는 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유행에 민감하지 않으면서 젊음을 느끼게 해주며, 자존감을 살려주는 아이템, 건강까지 챙기게 해줄 수 있는 그런 선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