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사과는 어디로 갔을까

세상 엿보기

2024-06-30     이영숙 시인
이영숙

 

“가로줄 무늬 꿀벌을 기다립니다.”

사과나무, 복숭아나무, 매실나무가 쓸쓸한 여름을 맞는다. 좀 더 화려한 유인책으로 사이사이 화초 양귀비, 원추리, 나리, 작약 등 온갖 꽃불을 밝혀 놓지만 찾아오는 손님은 점점 준다.

기후변화로 농산물 재배지가 북상하면서 가정에서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이 사과이다. 대구 사과는 점점 찾기 힘든 브랜드이고 이제 사과는 백설 공주만 먹는 금 사과로 치솟는 중이고 심심할 땐 오징어 땅콩이라는 말도 사치스러운 옛말이다.

기후변화의 위기가 이제 도심 속 식탁까지 북상한 바람에 급등한 가격을 통해 실감하지만 충분히 예상한 일이라 놀랄 일도 아니다. 다만 놀라운 것은 그토록 기후 위기를 통한 농작물 변이를 성토해도 좀체 반영되지 않는 탁상 정책과 '나 몰라라' 하는 소비자들의 마인드와 `나 하나쯤이야 '하는 도심 속 개개인의 영혼 없는 인식뿐이다.

농업 현장의 농부들에겐 매해 맞는 봄이 다르다.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에게 날씨는 긴급한 자본이다.

삽을 어깨에 두르고 수시로 논둑길을 오가며 논배미 물꼬를 보는 그들에게 위치 상 우리 농장은 참새 방앗간이다.

밭둑 가장자리 파라솔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시며 각각 농작물 상황과 농업 정보를 서로 교환하며 모니터링을 해준다. 그러나 늘 마지막 주제는 산짐승이 수시로 내려와 농작물을 후벼 놓는 일과 꿀벌이 사라져 과실 맺는 일이 점점 어렵다는 등의 기후변화 내용이다.

우리 농장에도 몇 년 전만 해도 온갖 꽃마다 꿀벌들이 떼로 윙윙거렸다. 호박꽃 안에 수북한 꿀벌을 그대로 봉한 채 장난치던 일도 있는데 그 많던 꿀벌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하늘 향해 화려한 꽃을 펼쳐 놓아도 수정 못한 채 고개 떨군 꽃들이 해마다 는다. 임시방편으로 인공수분도 해보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이따금 들어가 이웃 농민들과 어울리며 자연에서 자연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운다. 늘 순박한 농심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술수라고는 전혀 모르고 오직 농작물만 걱정하는 가지런한 모판 닮은 사람들이다. 농사일이 일확천금은 기대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지만 내 노동으로 땀 흘린 만큼의 결과만 기대하며 삶 속 정직 또한 몸에 밴 사람들이다. 먹이를 찾아 내려오는 산 짐승에게도 측은지심을 보내는 그들에서 이 땅의 마지막 구원자 지구 아버지, 지구 어머니로서의 큰 품을 읽는다.

이 땅에 누구든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자는 없다. 한 나라 농업 기반이 무너지면 그 나라의 근간이 무너지는 일이다. 고등 교육률이 높은 이 시대에도 혹여 `밥이 없으면 라면이나 햄버거'라는 근시안적인 사람들이 있을까. 돈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배금주의로 젖은 이들에겐 `낙엽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김광균의 시 <추일서정>을 배달한다.

자연에서 농부들은 새나 들짐승으로 골머리를 앓지만 그들이 살아야 사람도 산다는 걸 안다. 그래서 꿀벌이 사라진 이 시대를 누구보다 걱정한다. 상복입고 조문 갈 일이다. 다양한 동식물이 자연적인 사슬 구조로 서로 순환하며 공존하는 푸른 빛 지구, 그 본모습을 복원하는 일에 열외는 없다.

사라진 꿀벌, 사라진 사과 그 주범은 우리다.

“오래전 우리나라에 사과라는 과일이 있었다. 뜨거운 불장난 때문에 사라진 과일이지. 지구마저 사라진 행성이 되기 전에 각자 욕망의 온도 1도만 내려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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