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대란에도 “신뢰가 우선”… 괴산 절임배추 가격 동결
작목반, 20㎏ 한 상자 4만원 결정 … 택배비 별도 역대급 무더위·작황부진 배춧값 ↑ … 소비자 반색 군, 재배 현장 생육·시비 관리 등 농가 백방 지원
역대급 무더위와 작황부진으로 김장철 배춧값이 급등한 가운데 절임배추 본고장인 괴산군 농가들이 판매가격 동결을 결정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수급난을 걱정했던 소비자들이 한숨 돌릴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괴산군과 절임배추 생산농가로 구성된 작목반에 따르면 올해 절임배추 판매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20㎏ 한 상자 기준 4만원(택배비 별도), 10㎏는 2만원에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인건비, 자잿값 등의 상승으로 일부 농가에서는 가격을 올리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괴산의 우수 농·특산물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해 가격을 동결키로 했다.
올해는 여름철 폭염 등으로 인해 전체 재배면적의 20~25% 가량에서 작황부진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파악되는 상황에서 나온 결정이어서 소비자들이 반색하고 있다.
생육부진현상은 생육 초기 고온 및 가뭄으로 인한 시들음 현상이 발생해 배추가 고사하기도 했고 결구(배추 속 다짐)도 부족할 뿐 아니라 결구속도 또한 늦어지는 피해를 냈다.
이 때문에 지난달 중순 도매가격은 포기당 9500원까지 치솟아 `금배추'라는 말까지 나왔다. 현재는 5000원대로 떨어졌지만 이는 최근 5년간 배춧값 중 가장 놓은 수치이다. 소비자들이 김장대란을 예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협회는 지난 16일 배추 수급 동향과 지난 20년간의 생활물가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다음달 배추 소매가격이 포기당 평균 53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11월 포기당 배춧값은 지난 2020년 2981원에서 2021년 3480원, 2022년 3848원, 지난해 4327원 등으로 매년 올랐고 다음달 처음으로 5000원을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군도 절임배추 생산농가를 백방으로 지원하고 있다.
군은 작황부진이 예상됨에 따라 일찌감치 배추 재배 현장을 지속적으로 돌면서 생육과 시비 관리 등을 집중 펼치며 생산 손실 최소화를 강화하고 있다.
조창원 괴산군 농식품유통과 유통팀장은 “전국에서 주문하는 소비자들에게 최고의 품질과 맛을 전달하기 위해 농가의 배추밭을 지속적으로 돌면서 지도·점검을 펼치고 있다”며 “절임배추 생산농가도 남은 기간에 시비 관리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절임배추 출하시기에 맞춰 다음달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괴산유기농 엑스포 광장에서 `김장축제'도 연다.
이 축제는 사전 예약 700개 팀(일반 550개 팀·친환경 150개 팀)이 신청해 완판된 상태다.
군은 또 이날 전국 최초로 `괴산김장의 날'을 조례로 제정한 날을 기념하는 `괴산 김장의 날' 선포식도 한다.
김장 체험가격은 재료비를 모두 포함해 절임배추 20㎏는 13만7000원, 10㎏는 7만2000원이다. 친환경 김장은 16만원, 10㎏는 8만3000원으로 지난해와 동일하다.
참가자에게는 절임배추 10㎏당 괴산사랑상품권 5000원권과 5000원 상당의 체험권을 제공한다.
/괴산 심영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