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속 김치 위 하얀막 `골마지'

발효 후기 유산균 활동 줄어들면서 효모에 의해 발생 효모 덩어리로 독성 없어 … 깨끗이 세척 후 섭취 가능

2024-10-28     뉴시스 기자

서울에 홀로 사는 직장인 A씨는 집에서 식사하는 날이 거의 없다. 본가에서 보내온 김치도 냉장고에 넣어두고 손을 댄지 오래다. 그런 그가 모처럼 집에서 식사하기 위해 김치가 담긴 용기를 열었다가 깜짝 놀랐다. 배추김치에 곰팡이로 보이는 하얀 물질이 듬성듬성 자리 잡고 있었던 것. A씨는 “냉장고에 넣어둔 김치가 상한 것을 넘어 곰팡이가 생겼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라고 말했다.

식품안전정보원에 따르면 A씨가 발견한 하얀 물질은 곰팡이가 아닌 골마지로 배추김치, 깍두기 등 발효식품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골마지는 김치 겉면에 생기는 곰팡이 같은 흰색 막을 말한다. 발효 후기에 유산균 활동이 줄어들면서 효모에 의해 나타난다. 골마지가 생긴 김치는 점점 물러지고 군내가 발생한다. 김치에 곰팡이처럼 동글동글하게 생기기도 하며 흰색 막을 이루기도 한다. 한식뿐만 아니라 할라피뇨나 오이 피클에서 골마지가 발견되기도 한다.

식품안전정보원은 “골마지는 김치 외에도 간장, 된장, 절임류 등 물기가 있는 발효식품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골마지가 생긴 김치는 버려야 할까. 골마지는 효모 덩어리로 독성이 없기 때문에 골마지가 생긴 부분을 걷어내고 물로 씻은 뒤 조림, 찌개 등으로 조리하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골마지가 아닌 실 모량처럼 생긴 푸른색 등의 곰팡이를 발견했다면 절대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

골마지를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김치를 보관할 때 공기 중에 노출되지 않도록 김치 표면을 비닐로 덮거나 국물에 잠기게 한 후 4도 이하로 보관한다.

골마지는 김치 표면이 공기에 많이 노출되거나 저온보다 상온에서 보관할 경우 잘 나타난다.

또 김기를 만들 때는 배추 등 원재료 세척에 주의를 기울이고 고춧가루, 젓갈 등도 깨끗하고 불순물이 없는지 확인한 후 사용한다. 골마지는 원료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세척이 덜 되었을 때 더 빨리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