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새롭게
새롭게, 새롭게
  • 김정연 원불교 충북교구 교의장
  • 승인 2018.12.0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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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숲
김정연 원불교 충북교구 교의장
김정연 원불교 충북교구 교의장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마지막 남은 달력 한 장이 금년의 끝자락을 대변하고 있네요. 낙엽귀근이라 했던가요. 연약하고 부드러운 연녹색의 새잎이 나올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낙엽이 되어 땅으로 돌아가 매서운 추위와 동행하며 내년을 준비하려 합니다.

지난달 원불교 최고지도자 경산 장응철 종법사와 전산 김주원 종법사의 대사식(戴謝式)이 있었습니다. 대사식에 대해 일반인은 생소하겠지만 원불교에서는 가장 큰 행사입니다. 대사식은 새 종법사의 취임을 봉대하는 축하의 의미와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종법사의 그동안의 근고(勤苦)를 사례한다는 뜻으로 사회의 이·취임식을 뜻합니다. 그러나 모실 대(戴)자와 사례 사(謝)자를 써서 좀 더 예를 갖춰 받들고 공경하고 존경하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날 새로 취임하는 전산 김주원 종법사께서 취임 법문을 주셨습니다. “나를 새롭게! 교단을 새롭게! 세상을 새롭게!”

새롭게 라는 언어는 생소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매일 아침 기도에 새롭게 시작하는 하루를 밝은 마음과 맑은 정신으로 심신을 살피고 화목한 가정을 위해 매사에 바른 공부 길을 찾아 살아갈 수 있도록 마음 챙길 수 있는 시간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기원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새롭게 라는 언어가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다가왔습니다. 그것은 어느 지인께서 우연찮게 그 대사식을 시청하게 됐다며 두 분이 서로 큰절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아름답고 경건하고, 특히 종법사 직위를 전수하는 모습이 매우 장엄했습니다.

새롭게라는 상황은 각자의 처지와 마음에 따라 바라보는 사물이나 현상이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새로워지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새롭다는 것은 어느 한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다 받아들이고 가꾸어야 합니다. 샘물도 퍼내야 항상 새로운 물이 솟듯이 지나간 과거의 그릇된 과오나 미움 원망 시기 질투 등은 내려놓고 사랑과 감사와 칭찬과 존중의 마음으로 새롭게 자신을 가꾸면 어떨까요?

원불교 충북교구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인산 백인혁 교구장님은 영광 영산선학대학교 총장으로 자리를 옮기셨고 서울교당 훈타원 박성현 교감님이 충북교구에 새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취임식은 안 하셨지만 지난달 25일 부임법회를 보았습니다. 교감님은 설법시간에 오창 목령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제1회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제68주기 충청북도 합동위령제'에 다녀온 말씀을 하셨습니다.

서두에 취임식도 갖기 전에 음계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그 부름에 응하여 영가를 위한 천도 발원을 하였습니다. 아마도 음계에 먼저 인사드리고 양계에 왔으니 새롭게 시작하는 충북교구 교화가 잘 될 것이라 하셨습니다. 그날 함께 식에 참여했기에 첨언하자면 위령제는 1부에 원불교 의식으로 천도재를 지냈습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무덤도 없이 떠도는 10만 영가들을 위한 혜원, 상생, 평화에 대한 천도법문에 모두가 숙연해졌습니다.

삶은 항상 지금보다 나아지기를 바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새로운 각오, 새로운 비전, 새로운 설계로 미래에 희망을 품었으면 합니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서두르지 않고 달팽이가 걸음을 옮기듯, 천천히 새롭게 시작했으면 합니다.

마음은 항상 새롭게 쓰면 쓸수록 더 새로워진다고 합니다. 법문처럼 나를 새롭게 가꾸려면 이기적인 삶보다는 이타적인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이타적인 삶으로 원만한 인간관계를 형성하여 은혜의 꽃이 피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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