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욱
최병욱
  • 정인영 사진가
  • 승인 2019.08.29 1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가를 말하다
정인영 사진가
정인영 사진가
 

“작품이라 하면 기쁨의 충격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사진가 최병욱. 스스로 풍경사진가로서 부족한 면이 많다고 말하는 그는 대구 영남대학교 건축공학과에 재학시절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갑윤 선생을 만나 사진예술을 공부하고 사진작품을 찍는다고 나섰지만 사진가로서의 갈 길이 막막하기만 했다.

건축이라는 조형예술을 하면서 사진 구도와 건축에서 다루는 소묘나 의장이론이 비슷하다는 것에서 보다 쉽게 사진에 접근할 수 있었지만 자연을 소재로 한 사진작업에는 미묘한 변수가 많음을 알았다.

바위, 산, 바람, 나무, 운해, 파도 등과 계절, 시간, 날씨를 알아야 했으며, 색감, 재질감, 형상, 문양, 점, 선, 면의 변화하는 요건 등이다.

이러한 자연조건들의 조화와 조형작용을 통해 사진가의 체험과 예술적 의미가 그 미적 감흥을 통해 작품의 성취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빛은 정감을 주고 그림자는 입체감을 더해 줍니다.”

단조로움과 대비성, 세월의 흐름과 조화로움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을 찾아 풍경 사진을 찍던 그가 집중적 사진작업에 나선 것은 강원도 춘천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춘천은 호반도시이면서 꿈의 도시로 이름나 있다.

소양강과 북한강이 서로 만나 춘천을 감싸 안고 흐르면서 사시사철 아름다움을 안겨주는 곳이다.

이에 더하여 삼악산과 대룡산, 금병산, 오봉산이 있어 산수경을 보는듯한 아름다운 도시이다.

그는 춘천에 사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춘천의 고마움에 답하기 위해 밤이고 낮을 가리지 않고 춘천 곳곳을 찾아다니며 감성이 깃든 비경을 찍었다.

있는 그대로이면서 자신만의 감각을 더해 담아내는 사진들에서 새로운 춘천의 맛을 스며들게 한 사진들이었다.

그것도 극적인 순간에 포착된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들이다.

“춘천은 나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준 마음의 고향입니다.”

그는 춘천은 소양호와 춘천호를 머리에 이고, 의암호를 가슴에 안고 살아간다고 말하면서 춘천의 물안개는 또다른 신비로움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찍은 사진들에선 개발로 인해 사라진 비경을 미래와의 연결을 위해 찾아내고 남긴 모습도 있다.

현재의 환경은 미래의 주인으로부터 잠시 빌려 생활하고 있는 터전이기에 후세들에게 아쉬움이 남지 않는 현재의 춘천을 남겨 물려주어야 한다는 뜻에서다.

춘천의 아름다움에 대한 소망과 꿈은 물론 먼 안목을 갖고 중요한 유산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사진작업은 수십년의 세월 속에 계속되어 왔다.

높은 산과 수려한 강물을 포함한 자연은 신비와 존경과 황홀함을 사람들에게 주고 있으니 하늘이 준 보배란다.

봄이면 풀꽃들의 환한 웃음을, 여름이면 녹음방초(綠陰芳草), 가을엔 푸른 창공을 떼 지어 날고 호수에 유유자적하는 철새들, 겨울이면 하이얀 옷으로 갈아입고 자태를 뽐내는 것에서 춘천은 자연의 모든 것을 지닌 도시라고 말한다.

그의 사진들을 보노라니 그가 추구한 춘천의 수많은 모습에서 그냥 그대로의 풍경 사진이 아닌 사진적 가치를 다시 한 번 가늠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가 말했다. “사진은 사진가의 심성을 표현한 영혼의 기록물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