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0.02.05 2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안 도 현

저 어린 것이
이 험한 곳에 겁도 없이
뾰족, 뾰족 연초록 새순을 내밀고 나오는 것
애쓴다, 참 애쓴다는 생각이 든다
저 쬐그만 것이 이빨도 나지 않은 것이
눈에 파랗게 불 한 번 켜 보려고
기어이 하늘을 한 번 물어뜯어 보려고
세상 속으로
여기가 어디라고,
조금씩, 조금씩 손가락을 내밀어 보는 것
저 물푸레나무 어린 새순도
이 봄에 연애 한 번 하러 나오는가 싶다
물푸레나무 바라보는 동안
온몸이 아흐 가려워지는
나도, 살맛 나는 물푸레나무 되고 싶다
저 습진 땅에서
이내 몸 구석구석까지
봄이 오는구나

#봄이 오기 전에 이미 봄은 와 있습니다. 연둣빛 순 속에, 두 손 꼭 쥔 듯한 꽃망울 속에 봄이 들어 있습니다. 호기심 어린 눈들이 세상 한 번 살아보겠다고 뾰족뾰족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움 솟는 봄을 맞이하기 위해 몸도 마음도 생동할 시간입니다. 남쪽에서는 벌써 매화가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