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미국 대통령 중 기자회견에 능숙한 대통령으로 로널드 레이건을 꼽는 기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로널드 레이건은 기자회견에서 난감한 질문이 쏟아질 때 대변인이 가로막으면 그 대변인을 질책하는 표정을 짓고 아쉬운 모습으로 마무리했다고 합니다.
결국 대변인이 악역을 맡으면서 곤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피하는 성과를 거둔 것입니다.
영화배우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의 풍부한 표정은 기자들에게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고, 국민들에게도 항상 밝은 모습만 비쳐지는 대통령 이미지를 남겼습니다.
충북 출신 이용희 전 국회 부의장은 국회 출입 기자 중 카메라 기자들을 잘 챙긴 것으로 유명합니다.
국회의원 중 최고령이었던 이 전 부의장은 가급적 젊은 모습으로 신문과 방송에 나가기를 원했고, 중요한 기자회견이 열리면 앞줄 중앙에 서 있는 모습이 나갈 수 있도록 평소에도 카메라 기자들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송기섭 진천군수가 방송사에서 원고를 읽는 데 사용하는 프롬프터를 이용해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아직까지 충북도내 자치단체장이 프롬프터를 사용하는 것이 낯설지만 앞으로 이런 기자회견 형태가 계속 확산할 전망입니다.
프롬프터의 장점은 정면을 바라보는 시선 처리가 가능하고 원고를 읽는 데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종이 원고를 보면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비쳐집니다.
#제가 올해 본 기자회견 중 가장 뛰어난 기자회견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브리핑입니다.
정 본부장은 차분한 말투로 `코로나 19' 사태로 불안에 떠는 국민들을 안심시켜 주고 있습니다.
그는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집단감염 상황을 브리핑하면서 “신속하게 검사받지 않으면 본인 건강뿐 아니라 가족, 동료, 사회의 안전을 지킬 수 없는 점을 유념해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자발적인 검사를 호소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날이 갈수록 더 수척해지는 모습과 흰 머리카락이 늘어가는 그의 호소는 국민들의 여론을 움직여 성공적인 방역을 이끌어 냈습니다.
최고의 기자회견은 `진정성'이라는 점을 입증한 정 본부장은 머리 감는 시간까지 아끼기 위해 단발머리 스타일로 바꿨다고 합니다.
충북도내 자치단체장의 기자회견도 진정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면 얼마든지 성공적인 기자회견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진정성이 담긴 기자회견을 위해 회견문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정 본부장의 기자회견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습니다.
#도내 자치단체장 중 A 전 시장은 기자들에 대한 친화력이 뛰어났습니다.
그는 아무 때나 기자실에 들러 스스럼없이 본인의 의견을 털어놓았고 진솔하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민감한 현안이 발생할 때 그의 여과 없는 발언은 `설화(舌禍)'로 이어져 역효과가 발생한 적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의 솔직한 성격을 잘 아는 기자들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기자들은 그의 발언을 인용해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 같은 부작용 때문에 정치인과 자치단체장들은 기자회견에서 경직된 모습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극히 드문 사례이지만 기자회견장에서 본인의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정치인과 자치단체장도 있습니다.
이제 도내 자치단체장 기자회견에서 프롬프터가 등장한 것을 계기로 기자회견의 다양한 변화를 기대합니다.
/현대HCN충북방송 대표
노영원이 본 記者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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