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비참한 것이 아니다. 그 삶과 영혼이 빈곤하여 권력이 없이는 비참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시인 박노해)'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영혼이 빈곤해지는 까닭은 어디에 있는가.
# 사회적 상승 비교
직장인 A씨는 연봉협상에서 과감한 승부수를 띄워 50% 인상을 받아냈다. 이제 차도 바꿀 수 있고 주택 대출금도 쉽게 갚아갈 수 있게 되었다.
연봉협상에서 승리한 자신이 대견스럽고 행복하다. 다음 날 아침 동기 B씨의 연봉이 100% 인상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순간 전날 가졌던 자신감과 행복감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분노와 우울감 등의 불행감에 빠졌다.
사회심리학자 페스팅거(L. Festinger)는 이러한 현상을`사회적 상승 비교'라고 불렀다. 아무리 좋은 것을 가졌다 할지라도 `더 위'를 바라보고 비교하는 순간, 마치 버튼이라도 누런 것처럼 불행에 빠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페스팅거에 의하며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는 이유는 바로 자기 자신을 평가하려는데 있다고 보았다. `친구가 성공할 때마다, 내 안의 무언가가 죽는다.'라고 작가 고어 비달(Gore Vidal)은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모든 사람이 때때로 느끼지만, 그러나 아무도 드러내놓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감정을 비달답게 솔직하게 표현한 말이다. 사람이 가진 감정 중 비교로 인한 질투만큼 삶과 영혼을 빈곤하게 만드는 것이 또 있을까.
# 남과 비교하기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기 시작할 때 두 가지 현상이 생긴다. 하나는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되어 기가 죽거나 자신과 세상을 한탄하는 경우이다. 다른 하나는 자신이 위에 있다고 생각하고 고자세로 나가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 두 가지 모두에서 불행의 싹이 나온다. 일본 작가 오구치 히고시는 그의 저서 `비교하지 않는 삶'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를 상대방에게 위임하고 있기 때문에 불행의 싹이 나온다고 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타인에게 자신의 생사 탈권을 직접 건낸 셈이기 때문이다.
반면 타인에게 평가를 맡기지 않는 사람은 쉽게 우월감에 빠지거나 기죽지 않는다. 확고한 자신축이 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OK 사인 또는 NG 사인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옷차림은 거울 앞에서 “이게 나지” 하며 한번 웃고 방문을 나서면 시선조차 잊어버리는 것이다.
# 방부터 정리하라
임상심리학자 피터슨(J. Perterson)은 그의 저서 `12가지 인생의 법칙'에서 삶에 있어 고통은 필연이지만 그 고통으로 인해 삶이 삐뚤어지고 있다면 아래의 것들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했다.
직장에서 전력을 다해 일하고 있는지. 분노와 원망에 사로잡혀 맥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100퍼센트 활용해왔는지. 배우자를 존중하는지. 자식들을 애정을 대하고 있는지. 형제·자매와 잘 지내고 있는지. 건강과 행복을 파괴하는 나쁜 습관을 지속하고 있는지.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꼭 해야 할 말은 하고 사는지. 정직하게 살아가고 있는지….
피터슨은 삶이 빈곤하고 혼돈스러울 때 다음과 같이 삶을 깨끗하게 정리해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 중단해야 한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들면 그냥 중단하라. 비겁하고 천박한 행동을 당장 중단하라. 당신을 나약하고 부끄럽게 만드는 것은 입에도 올리지 마라.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것만 말하라. 자본주의나 정치권을 탓하거나 당신의 적들을 욕하기 전에 당신 삶을 깨끗이 정리하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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