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테토스(Epictetus)는 AD 55년에 태어났고 한쪽 다리를 저는 노예 출신 철학자다. 그는 노예였지만 루프스 같은 당대 최고의 철학자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후에 주인인 에파프로디투스가 풀어주어 `해방 노예'가 된다.
그는 자신을 이렇게 표현한다. “나는 이로스(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거지)만큼 불쌍하고 걸을 때마다 절뚝대는 노예로 태어난 신의 친구 에픽테토스다.”
그는 결정론적 세계관을 주창하는 스토아학파의 대표적 철학자다. 이들은 범신론(크리스토교의 인격신 개념이 아닌 자연을 곧 신으로 파악하는 관점)과 결정론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행복을 전개한다. 자연 만물을 지배하고 움직이는 보편적 법칙이 존재하는데 이것이 세계 이성이자 원리인 로고스(Logos)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자연의 본성인 이성이있고 이 이성을 통해 자연 법칙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보았다.
우리가 겪는 모든 일은 시작부터 이미 결정된 일이고 인과의 순서로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삶이 법칙으로 결정되었으니 우리는 그것을 이성으로 파악하고 자연에 일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의지로 통제할 수 없는 사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신의 태도'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인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고 사건을 수용하는 인간의 태도에 달려있다. 현명한 태도는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일어나기로 결정된 사건을 억지로 변화시키려 한다면 결국 실패하고 슬픔과 분노와 같은 정념에 사로잡혀 불행해진다.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은 그대를 해칠 능력이 없다. 누군가 그대에게 욕설을 퍼붓고 때리더라도, 이일이 당신에게 반드시 모욕이 되지는 않는다. 이를 기분 나쁘게 여길지 말지는 오로지 그대의 선택에 달렸다. 그대를 화나게 하는 것은 상대의 행동이 아니라 당신 스스로의 반응이다.” 나를 불행하게 하는 것은 사건이나 상대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다.
현대 심리학은 행복이 `유전(50%) + 환경(10%) + 태도(40%)'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중에서 유전과 환경은 내 의지와 무관하게 결정된다. 오로지 태도만이 내 의지로 변화가 가능한 요소다.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만이 행복으로 나가는 유일한 통로다. 에픽테토스와 스토아학파의 주장과 정확히 일치한다. 어찌보면 현대 심리학이 스토아학파의 주장을 증명해준 것이다.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화를,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꿀 용기를, 무엇보다 이 둘을 구분할 지혜를 허락해 달라”는 기도문과 뜻이 같다.
우리는 이성과 사유의 힘으로 삶을 분별하고 할 수 없는 일에 마음을 두지 말아야 한다. 오로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긍정적 태도를 키워야 행복해 진다. 에픽테토스의 생각은 시대를 넘어 위로와 가르침을 준다. 행복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행복을 여는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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