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의 일탈과 비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그 끝은 어디인가 싶을 정도로 꼬리에 꼬리를 문다.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공무원들의 탈선과 비리 사건이 하루가 멀다고 곳곳에서 터졌다.
과연 공복(公僕)이 맞는지조차 의심스러울 만큼 성범죄에서부터 폭행, 횡령 등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다.
대민업무의 최일선 현장에 근무하는 행정직 공무원은 물론 도덕성이 강조되는 교육직, 더 나아가 민생 치안의 보루이자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관조차 되레 치안을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충북 공직자들의 음주운전, 성비위 등 일탈행위도 도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가장 파렴치한 성범죄는 충북 지방공무원들의 적발건수가 전국에서 네번째로 많았고, 충북 경찰공무원 역시 5년간 35명이 비위행위로 재판에 넘겨졌다.
더불어민주당 박정현 의원이 국정감사를 위해 각 지자체에서 받은 지방공무원 징계현황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충북에서는 10명의 공무원이 성비위 징계를 받았다.
이는 부산(33명), 경기(31명), 경남(12명)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많은 수치다.
비위 유형을 보면 성매매 4명, 성폭력 2명, 성희롱 4명으로 집계됐다.
시민의 안전한 사회환경을 책임져야 할 공무원이 오히려 안전을 해치는 범죄를 저지르고 사회불안을 조장하고 있는 셈이다.
공무원들의 비위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솜방망이 처벌이다.
지난해 비위공무원들의 징계 유형을 보면 해임 2명, 정직 1명, 견책 7명이다.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공무원 역시 16명으로 이 가운데 △해임 1명 △정직 9명 △감봉 5명 △견책 1명으로 나타났다.
충북도 소속 간부 공무원이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됐지만 고작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았다.
또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은 소방공무원에게도 정직 1개월의 처분이 내려졌다.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충북의 경찰관들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35명이 비위로 적발됐다.
음주운전 행태를 뿌리 뽑겠다는 경찰관이 잔뜩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적발되는 게 끊이지 않고 있다.
충북경찰청 2기동대 소속 경찰관은 면허취소 수치 이상의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시민 신고로 덜미가 잡혔다.
충주에서는 경찰관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보행자를 치었다.
음주운전은 살인과 같은 범죄이건만 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경찰이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깨끗한 공직사회 조성을 위해선 공무원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필벌(必罰)'이 무엇보다 엄격히 이뤄져야 한다.
필벌에 있어 징계의 주체가 비위공무원과 한솥밥을 먹는 공직자라는 점에서 결국 공정하고 객관적인 징계가 이뤄지느냐로 귀결된다.
공직사회에서의 솜방망이 처벌이 논란거리로 떠오르면 국민은 `가재는 게 편'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법률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적정한 징계가 이뤄졌다 해도 완벽할 수는 없다. 상당수 공직자가 징계권자들의 배려로 덕을 보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자명한 사실이다.
고질적 병폐는 뿌리를 완전히 뽑아야 한다. 공직 스스로 현미경을 통해 내부 곳곳을 관찰해야 한다.
공정하고 객관적이면서도 엄격한 징계만이 공직비리의 악순환을 끊는 해결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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