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실책·벤치 클리어링 등 전환점 시리즈 판도 바꿔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2024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 2차전을 모두 내주며 궁지에 몰렸다.
사자 군단의 기세는 크게 꺾였지만, 그래도 우승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프로야구 역대 사례를 찾아보면 KS 1, 2차전에서 패한 뒤 뒤집기 우승한 사례가 있다.
역대 KS에서 한 팀이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경우는 총 20번이고 이 중 두 차례에서 연패 한 팀이 우승했다.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2013년 삼성이 해냈다.
2007년 SK와 2013년 삼성의 우승 과정은 상대 팀 실수를 틈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뒤 초강수를 펼쳤다는 점에서 닮았다.
두 차례 모두 시리즈 분위기를 끊는 `전환점'이 있었고, 두 팀은 이를 잘 활용했다.
2007년 SK는 두산 베어스와 홈 1, 2차전에서 모두 패했으나 3차전 6회에 흐름을 바꿨다.
두산이 3개의 무더기 실책을 범하는 사이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
아울러 1, 2차전에서 거친 플레이로 감정이 격화했던 양 팀은 빈볼 시비에 이은 벤치 클리어링마저 벌였다.
결과론적으로 두산 선수단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고, 팀 분위기를 수습한 SK는 3~6차전을 내리 승리하며 역싹쓸이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삼성도 두산을 제물 삼아 우승했다.
당시 삼성은 KS 1차전에서 2-7, 2차전에서 1-5로 패했다.
두산의 강력한 투수진을 공략하지 못했던 삼성은 KS 3차전에서 3-2 신승을 거두며 반격에 성공했다.
당시 삼성은 두산의 치명적인 실수로 흐름을 되찾았다.
두산은 KS 3차전 4회초에 코치들이 두 차례나 마운드에 오르는 실수로 선발 투수 유희관을 교체했고, 7회엔 수비 실책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4차전에서 패해 1승 3패로 몰렸으나 릭 밴덴헐크를 5차전 불펜, 6차전 선발로 잇달아 투입하는 초강수를 쓰면서 시리즈 판도를 다시 바꿨다.
올해 삼성도 뒤집기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선 팀 분위기 수습과 시리즈 흐름을 가져올 전환점이 필요해 보인다. 정규시즌처럼 단순한 전력 운용과 정공법으로는 뒤집기 우승이 어렵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