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호 시장 필요성 강조 … “최적의 대안 포기 못해”
세종시가 시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무산 위기에 놓인 정원도시박람회를 2026년 가을로 시기를 변경해 추진한다. 애초 2026년 봄 정원도시박람회 개최를 목표로 추진했던걸 같은 해 가을로 늦추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이 장악하고 있는 시의회가 이번엔 입장을 바꿔 예산을 승인해줄지 현재로선 미지수다.
지난달 31일 세종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최민호 시장은 전날 오후 임채성 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장단과 일부 상임위원장들을 만나 정원도시박람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026년 가을로 박람회 개최 시기를 변경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최 시장은 이를 위해 다음 달 11일부터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 제출할 2025년 본예산에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편성하겠다며 예산안 통과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예산에 반영될 세종시의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안 규모는 65억3600만원 수준이다.
행정안전부의 중앙투자심사 통과와 함께 국제행사 승인에 따른 국비 77억원이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점을 비롯해 박람회 준비를 위해 투입한 행정·재정적 노력 등을 고려할 때 박람회를 포기할 수 없다는 게 세종시 입장이다.
앞서 최 시장은 지난 17일 단식농성 뒤 업무에 복귀한 자리에서 “우리가 계획한 대로 2026년 4월 박람회를 개최하는 것은 어렵게 됐지만, 나는 꺾이지 않는다”라며 박람회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맞춰 세종시는 2026년 가을 박람회 개최가 최적의 대안이라는 입장을 설파해왔다.
시는 최 시장이 최근 화훼·조경수 농가, 종교계, 경제계, 소상공인, 시민단체 관계자 등과 모두 17차례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대다수가 2026년 하반기 개최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시민 여러분이 고민해 준 덕분에 정원도시박람회가 나아갈 방향을 세울 수 있었다”며 “시민 의견 수렴 결과를 시의회에 전달하고 시의회와 협의를 통해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박람회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의회가 이미 두 차례나 전액 삭감한 터여서 최 시장 뜻대로 정원도시박람회 예산을 통과시킬지는 미지수다.
이현정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은 연합뉴스에 “시는 의회가 요구한 정원도시박람회 관련 자료를 제출조차 하지 않았으면서 이 문제를 정쟁으로 몰고 갔다”며 “예산안을 올리면 소관 상임위의 심사를 거쳐 예결위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홍순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