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번째 하트세이버 선정
입사 5개월 차 김예나 소방사
세월호 참사 때 父 자책 ↓ 선택
얼핏 멍때리면 지나갈 수 있는 1분. 그 1분을 줄이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고 매일같이 달리는 우리들의 영웅이 있다. 바로 소방관이다.
곧 다가오는 소방의 날(11월9일)을 맞아 청주동부소방서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숨은 영웅'을 찾아 인터뷰를 진행했다.
# 수많은 이들의 생명을 구해낸 `동부의 영웅 이미성'
올해로 13번째 하트세이버(Heart Saver)에 선정된 청주동부소방서 영운119안전센터 이미성 소방교(여·42).
심정지 환자를 응급처치로 소생시켰을 때 수여되는 하트세이버는 선별 과정이 무척 까다롭다.
`이미성 반장의 손깃만 스쳐도 심정지 환자가 소생한다는 소문이 센터 내에 돌 정도다.
울산에서 태어난 이 반장은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응급구조사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해 10년간 응급 현장의 최일선에서 근무하다 소방관으로 근무복을 바꿔 입은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이 반장은 6년간 수많은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켜왔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지난달 7일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에서 출동신고 후 증상이 호전됐다며 출동취소를 요청했던 박모씨(48)의 사례를 들었다.
이 소방교는 운동 중 잠시 흉통을 느꼈지만 증상이 호전됐다며 구급차 타기를 거부한 박씨에게 “증상이 한 번이라도 있었기에 병원 진료를 받아보자”며 끈질긴 설득을 했고 병원으로 이동하던 중 예상치 못한 심정지가 와 긴급 심폐소생술로 소생시켰다. 이 소방교의 설득이 없었다면 큰일 날뻔했던 순간이다.
이 반장은 “제가 담당했던 환자에게 `감사하다는 전화가 오면 쌓였던 모든 피로가 다 날라간다”며 “병원으로 이송됐던 환자가 가족과 함께 웃으면서 병원을 나오는 모습을 보는 것 만큼 뿌듯한 일은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 MZ소방관 김예나 “세월호 참사때 생긴 아버지의 자책 덜고자”
이 반장과 같은 센터에 근무 중인 김예나 소방사(여·28)는 입사 5개월 차다. 열정 가득한 김 소방사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소방관을 꿈꿔온 특별한 이유가 있다.
세월호 참사 당시 탑승객이었던 아버지가 더 많은 학생들을 구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는 모습에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다.
김 소방사는 “세월호 탑승객이었던 아버지께서 참사 당시 수많은 학생들을 구조하기 위해 온 몸을 던졌다”며 “하지만 아버지는 그 당시부터 지금까지 `더 많은 학생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을 하고 계시다. 그 자책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한치의 망설임 없이 소방관을 꿈꿨다”고 말했다.
이어 “퇴근하고 아빠한테 `나 오늘 몇 명 살렸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딸이 되고 싶다”고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이용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