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기 넘은 충북도백들의 영욕 '성공과 좌절'
한세기 넘은 충북도백들의 영욕 '성공과 좌절'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08.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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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정도 120년… 도지사의 도전과 실패

윤하영 초대지사부터 이시종 지사까지 34명 부임

'단양 수해 인재각서' 주병덕 지사 6개월만에 해임

청주밀레니엄타운 개발 수립이후 19년째 제자리

우여곡절 많았던 '오송역세권' 민간 개발 추진중
▲ (위)KTX 오송역 주변 ▲(아래 왼쪽) 청주밀레니엄타운 전경 ▲(아래 왼쪽) 주병덕 지사가 단양군 매포읍 수해지역을 방문해 주민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충북도가 올해로 정도(定都) 120년을 맞았다. 해방 이후인 1946년 2월 15일 윤하영 목사가 초대 충북도지사로 취임한 뒤  현 이시종 지사까지 모두 34명의 지사가 도정을 이끌고 있다. 

초대 윤 지사는 3년 동안 재임하면서 인격과 덕망이 훌륭했던 청빈한 도백으로 칭송받았던 인물이다. 그러나 1949년 향토 일간신문이었던 ‘국민일보’의 도청 의혹 보도로 구속 수감 판결을 받아 결국 해임되기도 했다.  현직 도지사가 재임 중 구속 수감돼 유죄판결을 받은 사건은 윤하영 지사와 3·15 부정선거의 책임을 지고 사법처리된 7대 정인택 지사 두 사람이었다.  2대 이광 지사 시절에는 6·25 전쟁이 터져 청주가 북한군에 함락되자 이 지사와 도청 간부들이 부산으로 옮겨 9·28 수복 때까지 2개월가량 부산 중앙호텔 객실을 임시 도청으로 사용하면서 피난 도민들에게 도민증 발급 업무를 하기도 했다.  이 지사는 1951년 5월 26일 150명가량의 무장 공비의 습격을 받아 청주 시내에서 인명과 관공서에 피해를 입는 사건으로 결국 7월에 인책 해임됐다.  허정 과도정부 출범 직후인 1960년 5월 12일에는 황종율씨가 8대 충북지사에 임명됐다. 자유당 정권이 무너지고 민주당이 집권하면서 제2공화국으로 넘어가는 과도기간이어서 그의 재임 기간은 5개월에 불과했다.  9대 지사였던 조대연씨는 1960년 민선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10대 도지사에 취임해 관선과 민선 도지사를 역임하는 영광을 누렸다.  하지만 그는 1961년 5·16 군사 쿠데타로 취임 6개월 만에 쫓겨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19대 김종호 지사 시절인 1980년 청남대 문의면 대청호 일대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후임 지사들이 문의면 일대 관광활성화와 도선 운행을 위해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위해 노력했지만 올해까지 26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다.   24대 주병덕 전 지사는 단양 매포 수해 인재(人災)각서 파동’으로 부임 6개월 만에 지사직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1990년 9월 14일 단양군 매포읍 주민 300여명이 제천~단양 간 국도와 단양~충주 간 도로를 점거하고 피해보상과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마침 수해현장을 둘러보러 온 국회의원과 주병덕 도지사를 둘러싼 주민들은 “이번 수해가 충주댐 수위조절 잘못에 따른 인재임을 인정하고 피해보상과 집단이주대책을 약속”하라며 수해현장 시찰단 앞길을 막았다.  그러자 주 지사는 이번 수해가 수위초과에 따른 피해임을 인정하고 전 주민의 이주 및 피해보상을 해주겠다는 각서에 서명, 주민들에게 전달한 뒤 떠난 일로 결국 도지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청주 밀레니엄타운 개발은 민선 2,3기 이원종 지사와 민선 4기 정우택 지사가 개발에 실패한 대표적 사업으로 꼽힌다. 첫 개발계획이 수립된 지 19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답보상태다.  밀레니엄타운 조성 사업은 1998년 민선2기 이원종 지사 때 시작됐다. 옛 종축장 부지를 청주의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다.  이후 민선 단체장 3명을 거치며 골프장, 컨벤션센터, 해양수산문화체험관 등의 개발 계획이 세워졌다. 하지만 번번이 무산되면서 사업 추진은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애물단지’취급을 받아왔다.  민선 4기 정우택 지사는 2009년 9월 오송과 오창 일대를 의료·헬스·교육이 결합된 복합도시로 만들자는 BMC의 오송 메디컬그린시티 조성 사업 제안을 수용했다. 이 구상을 토대로 마이애미대 병원과 에모리대 병원, 하버드의대 등 18개 협력병원 연합체와의 양해각서도 체결됐다.  정 지사는 이런 기반을 토대로 2017년까지 6조5000억원을 투입, 오송을 메디컬그린시티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2010년 1월 공개했다.  그러나 2010년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이시종 지사 취임 후 이 사업은 같은 해 10월 막을 내리면서 두 지사 간에 책임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시종 현 지사의 민선 5기 때인 지난 2011년 12월 KTX 오송역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 충북도가 민·관 합동 방식으로 오송 역세권 개발사업을 추진했으나 민간사업자를 찾지 못해 2013년 12월 구역 지정이 해제됐다.  그 뒤 토지주들이 환지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 지난해 8월 다시 도시개발구역으로 고시되면서 민간에 의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형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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