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 ‘3無·3有 선거’로 귀결
19대 대선 … ‘3無·3有 선거’로 귀결
  • 뉴시스
  • 승인 2017.05.10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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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대통령 탄핵 후 60일간 모든 선거 과정 빠른 진행

대형 공약·단일화 등 전무 … 5당 다자구도 새로운 측면도

우리 정치사에 각종 새로운 현상이 빚어졌던 제19대 대선 투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60일 동안 모든 선거 과정을 치르며 빠르게 진행된 만큼 다방면에서 역대 대선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대형 공약이 없었고, 지역과 이념대결이 완화됐다. 그리고 매 선거마다 재현됐던 후보 간 단일화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른바 `3무(無) 선거'다. 대신 세대 간 대결이 두드러졌고, 진보와 보수가 분열해 다자간 구도가 이뤄졌으며. 대선의 사전투표가 처음 실행됐다. 이는 `3유(有)선거'로 부를 만 하다.

먼저 그동안 대선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던 대형공약이 자취를 감춘 게 특징이다. 짧은 선거 기간 탓에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도이전 공약,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개발사업 공약 같은 대형 정책 공약이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대선 기간 내내 주요 공약을 놓고 후보 간 찬반 공방을 벌이는 모습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대신 최저임금 1만원 시대 개막, 가계통신비 인하 등 단시간에 민심을 직격으로 파고들 수 있는 미시적인 공약이 등장했다. 그나마 이슈가 된 것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공 일자리 81만개 신설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5-5-2 학제 개편 정도였지만 유권자들의 큰 반향은 없었던 편이다.

또 영남은 새누리당 등 구(舊) 여당,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등 구 야당으로 양분됐던 지역 간 여야대결이 상대적으로 완화된 선거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던 호남에 국민의당이 등장하면서 표밭 민심이 갈렸다. 보수당의 텃밭이던 영남에서도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 차이로 자유한국당과 길을 달리한 바른정당이 등장하면서 분열됐다. 과거 대선처럼 영호남 간 지역대결로 표심이 양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이념대결도 뚜렷하지 않았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홍준표 자유한국당·안철수 국민의당·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유력 5당 후보들의 다자구도 탓이다. 특히 중도에 걸친 안 후보의 등장으로 문·심 후보로 이분화된 진보세력과, 홍·유 후보로 나뉘었던 보수세력의 표심에도 균열이 생겼다.

여기에다 단일화가 없었던 선거로도 기록된다. 15대 대선의 DJP(김대중 김종필)연합, 16대 대선의 노무현 정몽준 후보단일화, 18대 대선의 문재인 안철수 후보단일화가 어설프게나마 이뤄졌고, 나머지 대선에서도 진보 후보는 대선 막판 진보진영 유력 주자 지지를 선언하고, 보수 후보는 보수의 1위 주자를 염두에 두며 자진 사퇴한 게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대선은 유력주자들의 단일화 없이 진보와 보수 후보들이 모두 완주한 것이다.

하지만 역대 대선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세 가지 요소가 새롭게 떠오른 측면도 있다. 어느 때보다 강한 세대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난 제18대 대선에서도 노년층은 보수로, 청년층은 진보로 향하는 일부 경향은 띠었으나 이번 선거에서 이 같은 양태가 더욱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표심을 결정하는 주요 이유 중 지역과 이념 요인이 약해지면서 이 같은 세대 대결 구도는 더욱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에 따라 영남의 청년층이 진보나 중도진영 후보에게, 호남의 청년층이 중도나 보수진영 후보에게 표를 나눠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진보와 보수가 모두 분열된 다자구도를 보인다는 것 역시 이번 대선의 특징이다. 지금까지 대부분 대선에서는 `진보 대 보수', `보수 대 진보'로 일대일 대결 구도를 보여왔다. 14대, 15대, 17대 대선은 3자구도로 치러졌지만 유력주자 1, 2위 후보는 철저하게 양쪽 이념지대를 바탕으로 삼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상대적으로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 유승민 심상정 후보 등 소수정당 후보들이 각각 `새로운 보수', `새로운 진보'를 기치로 내세우며 완주하면서 극단적으로 양분됐던 좌우 이념 대립도 상당 부분 희석됐다는 평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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