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사주
교사와 사주
  • 박경일<명리학자>
  • 승인 2017.09.27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리로 보는 세상이야기
▲ 박경일

도시와 농촌 사이의 초등학교 교원 수급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 2017학년도 전국 17개 시도별 초등교사 임용시험 평균경쟁률은 1.41 : 1이었지만 강원, 경북, 충남, 충북은 3년 연속 미달이었으며 전남은 2년 연속 미달을 기록했다. 임용합격자 증원을 외치며 시위하던 서울교대 등 예비교사들의 구호가 다소 무색해졌다.

서울 및 수도권으로만 임용지원자들이 몰리는 쏠림현상을 단지 농어촌 산간 도서벽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들의 열악한 교육환경과 관사시설의 노후화 등으로만 원인을 삼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임용으로 합격한 국공립 교사들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지역 내에서 근무지를 반드시 이동하게 되어 있고 이동 시 전임학교의 근무 년 수, 경력, 자녀 수 등을 따져 선호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따라서 외진 도서벽지에서 항상 근무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도서벽지에서의 근무는 승진가산점 등에 유리하기 때문에 단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교사 수급의 지역적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교육부는 임용시험 지역가산점을 현행 3점에서 6점으로 2019년부터 상향하고 현직 교원의 타지역 임용시험 응시를 제한한다고 한다. 또한 교육부는 교원 정원을 확보하기 위해 기간제 교원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기로 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로 이어지는 지난 정부에서 실패한 교원수급정책과 저조한 출산율이 맞물려 벌어진 작금의 사태를 맞이하여 지역 불균형과 교육양극화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고 목소리를 내야 할 예비교사들마저 지방을 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줄어드는 학생 수에 따른 학급당 인원을 줄여서 교사수급의 적정선을 유지하도록 하며 지방으로 투입되는 교육재정의 양과 질을 늘려서 교육 양극화와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한 임용지원자들의 쏠림현상은 교육양극화를 가속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임용지원자들인 예비교사들의 인식 개선 또한 필요하다.

예로부터 선비들은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면 나아가 뜻을 펼치고 때를 만나지 못하면 스스로 초야에 묻혀 후학을 양성했다. 가르치는 일은 관운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행위다. 따라서 가르치는 것을 업으로 삼는 교사는 관운(官運)이 없는 직업이다. 교직사회가 군인이나 경찰 법조계 등에 비해 조직성이 강하지 않고 상하관계가 뚜렷하지 않은 것이 바로 그 증거다.

교사가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근무한다고 해서 그것을 중앙으로 진출한다고 표현하지 않는다. 그것이 직급의 상승을 뜻하지도 않고 요직을 거친다고 생각되지도 않는다. 어찌 보면 교사란 직업은 명예직이기 때문이다. 임용에 합격하여 살다 보면 그곳이 나의 정착지이고 고향이다. 열악한 교육환경과 지역적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때로 목소리를 내고 그 불균형을 타파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도 교사의 역할이다. 가르치는 직업은 시작을 뜻한다. 그래서 교사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사주에는 천진난만한 봄기운이 만연하다. 또한 가르친다는 것은 이치를 환하게 밝혀서 분명하게 드러내는 것이니 불기운을 의미하기도 한다. 때때로 교권이 위협받는 어두운 현실에서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환한 등불처럼 오늘도 대한민국의 교육 첨단에서 애쓰시는 모든 선생님들을 응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