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석 시장 리더십 보여줄때
이범석 시장 리더십 보여줄때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4.06.06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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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이형모 선임기자
이형모 선임기자
 

위기가 닥칠 땐 대개 징후가 나타난다.

그 낌새를 놓쳐 그냥 넘기거나 알아채고도 뭉개면 위기는 어느새 엄습해 있게 마련이다.

이범석 청주시장이 지금 안팎의 현실에 닥쳐 떠올려야 할 세상사의 이치다.

위기가 오는 걸 위기로 알고 대처하면 기회가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재앙이 된다는 건 필연이다.

이 시장은 2022년 6·1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청주 부시장을 지낸 행정가 출신인 이 시장은 시정의 방향을 가장 잘 알고 이를 정책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인물로 꼽혔다. 이 때문에 시정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가 내부에선 높았다.

하지만 지난 2년 시정 성적표는 그리 만족할 만하지 못하다.

눈에 띄는 성과가 보이지 않다는 게 시청 안팎의 대체적인 여론이다.

신청사 건립, 원도심 활성화, 우암산 둘레길 조성 사업을 성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시민이 기대했던 사업인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이 시장은 임기 1년 만에 오송 지하차도 참사라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사고 조사에서 충북도와 청주시 등 공직사회의 재난 부실 대처와 대응 체계의 난맥상이 속속 드러났다.

14명의 시민이 창졸간에 목숨을 잃는 사고여서 우리 사회에 던진 충격이 컸다.

그에 따른 법적 책임도 엄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고 책임과 관련해 청주시 재난 최고 책임자인 이 시장도 지난 4월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았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시민재해) 위반 혐의다. 재난 예방 대응을 부실하게 한 관련 공무원들도 줄줄이 기소 여부를 지켜봐야 하는 참담한 처지가 됐다.

검찰 조사가 진행되면서 시청 내부 분위기는 무거웠다.

업무에 대한 공무원들의 불암감도 그 어느때보다 컸다.

나중에라도 책임이 따를 것 같은 업무를 기피하는 현상도 엿보였다. 실제 업무 지시가 먹히지 않아 팀장이 대신 서류를 작성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는 예견됐던 일이다. 하지만 기대했던 리더십은 보이지 않았다. 조직 안정을 꾀할 대책을 내놓을 타이밍을 놓친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시장의 시정 목표는 `더 좋은 청주 행복한 시민'이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 스스로 그 성과를 묻고 앞으로의 답을 다시 찾아야 한다.

철저한 자기 성찰과 제 살 도려내기식의 쇄신이 절실하다. 그러지 않으면 시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고, 목표했던 성과도 달성하기 쉽지 않다.

그러기에 앞서 리더십을 다시 세워 조직에 활력을 불어 넣고 일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는 지적은 그 누구보다 이 시장이 새겨들어야 할 고언이라고 본다.

한가지 더 덧붙인다면 인사다.

파격적인 인사가 잦은 것은 너무도 비상식 적이다. 인사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 학연,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있고 열심히 일하는 인물이 발탁될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인사를 바라는 조직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으면 한다.

지금 이 시장에게는 안팎으로 힘든 시기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기에는 현안이 너무 급하고 버겁다. 예민한 감각으로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시민의 뜻을 읽어내면서 한발짝 앞서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시정에는 분명 변화가 있다는 생각이다.

조직 내부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정책에 성과를 창출해 낼 수 있도록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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