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없는 병원 간병 부담 없는 병원
보호자 없는 병원 간병 부담 없는 병원
  •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 승인 2024.08.15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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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談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양준석 행복디자인 사람 대표활동가

 

부모님이 아프다. 병원에 간다. 병원에 가면 어찌 그리 아픈 사람들이 많은가 싶다. 일상적 생활에서는 나와 가족이 아프지 않으면 잘 보지 못하는 풍경이다. 의료사태로 인해 병원은 제한된 시간에 진료를 하고 입원을 하려고 해도 제때 입원을 하지 못하는 파국이 현지 진행형이다.

입원을 하셨다. 문제는 직장을 다니는 가족들이 간병 책임을 다 이행하기 힘들다. 그래서 간병인을 고용하게 된다. 첫 병원에서 간병인을 급하게 고용했다. 문제는 간병비용이 얼마인가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었다. 회사에 따른 간병비는 24시간 기준과 하루 단위로 계산한단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통상적인 산정은 시간기준임에도 코로나 이후 간병인 부족사태 등으로 인해 간병회사들이 제 입맛에 맞게 가격과 기준을 책정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어쩔 것인가. 관계 규정이 명확하지도 않고 부당하다 해도 가족 문제다 보니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넘어가게 된다.

우리나라는 건강보험이 잘 정비되어 있어 병원비에 대한 부담이 대폭 줄었다. 문제는 간병에 대한 부담이다. 2010년 지방선거 시기로 기억한다. 당시 보건의제로 `보호자없는병원'이 정책이슈로 부상했다. 많은 분이 겪었거나 겪고 있기에 쉽게 동의하는 의제였다. 필자가 연대하고 준비한 단위도 보호자 없는 병원을 중요하게 다루었다.

선거가 끝나고 정부가 재원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 청주의 한 병원에서 자체 재원으로 시범사업을 해 보겠다했다. 반가운 소식이었으나 곧 제동이 걸렸다. 다른 병원이 딴지를 걸었던 것이다. `병원유인행위'로 불법이라고 민원을 제기한 것이다. 참으로 답답했다. 앞서가는 제도를 만들어보겠다고 용기를 내어 실천하는 분을 이렇게까지 제지했어야 하는가. 결국 무산되었다. 시간이 흘렀다. 보호자없는병원(병동)은 시대적 흐름이었기에 정부에서 시범사업을 거쳐 단계적으로 제도 도입을 진행 중이다. 올바른 정책방향이지만 그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통과해야 할 관문들이 많다. 보편적인 제도로 안착하기에는 아직 멀다.

고령화는 가속되고 있고 다양한 사회적 위험으로 인한 질병은 사회곳곳에서 발생한다. 그럼 간병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 해야하는가. 개개인들이 사보험을 통해 마련하는 게 맞는 것일까, 정부 공공영역에서 부담 하는게 맞는 방법일까. 원칙적으로는 정부의 책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재원부담에 대한 문제만 걸림돌이다.

우리 사회에는 간병만이 아닌 다양한 사회적 위험과 문제가 있고 그에 따른 정부의 적절한 대응과 준비가 필요하다. 긴급하게 발생하는 대응점도 있고 충분히 예견되는 문제도 있다. 간병은 그런 면에서 고령화라는 사회적 위험에 대한 이미 예견된 문제였기에 이미 대응정책이 나왔어야 한다.

간병으로 인한 가족들의 경제활동의 장애가 되고, 경제적인 부담이 가중되고, 가족관계의 해악으로 작용하고 있지 않은가. 한 달에 370~400만원의 비용이 드는 간병을 아무 걱정 없이 부담할 수 있는 가족이 얼마나 될까.

정부가 나서야 할 이유다. 이는 장기적으로는 저출산의 문제까지도 접근이 가능하다. 저출산으로 1인 가족의 간병돌봄은 누구 책임이어야 하는가. 정부가 몽니식으로 의료계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고 대화를 통해 의료 관련 현안들을 하나씩 풀어가야 한다.

청년 일자리 문제, 외톨이 청년의 문제, 이른 은퇴자 사회적응문제, 노년 사회활동문제, 경력단절여성문제 등등 또한 사회적 일자리 차원의 간병을 통해 공동체를 생각하게 할 수 있다. 그들의 사회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부자감세를 통한 재원 일부만 있어도 가능한 건강한 사회정책이다. 아프다고 해서 가족이 아픔을 안고 사는 나라가 아닌 희망을 안고 사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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