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 유치노력 1년여 … 고려인 제천 이주 ‘봇물’
동포 유치노력 1년여 … 고려인 제천 이주 ‘봇물’
  • 이준희 기자
  • 승인 2024.10.27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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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조례 제정-업무협약-돌봄수당·의료비 지급
10월 현재 443명 이주신청 … 한달새 35명 증가
82세대 194명은 거주지·직장 구해 완전 정착
고려인 동포 셋째아 출산 가정에 출산축하 선물 전달 모습. /제천시 제공
고려인 동포 셋째아 출산 가정에 출산축하 선물 전달 모습. /제천시 제공

 

인구감소로 지방소멸 위기에 직면한 제천시의 고려인 유치 정책이 톡톡히 효과를 내고 있다.

제천시내 중심가엔 고려인 상점이 생기고 기업과 학교마다 고려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27일 제천시에 따르면 올 1월만 해도 제천의 인구수는 12만9850여명을 기록했다. 인구수가 사상 처음으로 12만명대로 떨어지면서 인구 감소와 지방소멸의 위기감이 고조됐다. 인구 늘리기 일환으로 제천시가 묘법을 찾은 것은 고려인 유치 사업이다.

시는 지난해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고려인 유치에 나섰다.

김창규 제천시장은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3국을 방문해 고려인 단체 등과 고려인 제천 유치 협약을 맺었다.

제천경찰서·제천교육지원청·제천상공회의소 등 기관·단체 등과 고려인 등 재외동포 이주·정착 지원 업무협약을 통해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지난해 10월24일 제천 대원대 기숙사를 고려인 수용을 위해 새로 단장, 재외동포지원센터를 조성했다. 지역 적응, 조기 적응, 사회 통합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고려인 정착을 돕기 위해서다.

이곳에서는 초기 6일 동안 진행하는 제천공부 프로그램을 통해 교통·지리·문화·소비 등 지역 적응 과정을 거친다.

법무부가 정한 3시간 조기 적응 교육 뒤 한국어, 한국 문화, 한국 사회 이해 등으로 짜인 사회 통합 프로그램 교육을 받는다. 제천 이주 고려인들은 모두 이들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있다.

고려인 취업·주거·교육·복지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고려인 자녀에게 1인당 30만원씩 돌봄수당을 주고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 연간 20만원씩 의료비도 지원한다.

제천시는 인재육성재단을 통해 1년 이상 제천에서 생활한 고려인 초·중·고생, 대학생에게 50만~10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있다.

인구소멸 대응을 위해 관련 지원 조례를 만들고 지역의 기업과 손잡고 국내 고려인 동포 유치에 나선 지 1년여. 제천시에는 이주를 희망하는 고려인 동포가 줄을 서고 있다.

이달 현재 제천으로 유치된 고려인수는 443명으로 지난달에 비해 35명이 더 늘었다.

172세대 443명의 고려인 동포는 현재 대원대 이주지원센터에서 임시로 생활하면서 공식 이주 절차를 밟고 있다.

그중 거주지와 직장을 구해 완전 이주 정착한 고려인 동포는 82세대 194명에 달한다. 지난달 23일 기준인 176명에 비해 18명이 늘었다.

제천시는 다음 달 경주에서 국내 거주 고려인 동포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취업 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 8월 청주에 이어 두 번째다. 청주에선 20명이 현장 면접을 봤고 그중 6명이 제천 소재 기업에 정규직으로 취업했다.

시 관계자는 “`지역특화 비자 특례' 혜택이 있는 제천에서는 본인뿐 아니라 동반가족도 비자 변경으로 기업체 정규직 취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통했다”며 “이주 고려인이 매달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제천 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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