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발표 된 보건복지부 2023년 아동학대 주요 통계자료를 통해 아동학대의 현실을 살펴보려고 한다.
먼저 아동학대 신고접수 건수는 총 4만8522건으로 이중 아동학대 의심 사례는 94.3%에 해당하는 4만5771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정서 학대 1만1094건(43.1%), 신체 학대 4698건(18.3%), 방임 1979건(7.7%), 성 학대 585건(2.3%)으로 예전에 비해 신체학대는 낮아진 반면 정서 학대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여전히 중복학대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의 경우에는 고도화된 사례관리를 통해 재학대를 방지하고 피해아동과 가족의 회복을 지원하는 사례관리가 필요함을 나타내주는 통계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는 아동복지법에 따라 피해아동, 가족 및 아동학대 행위자를 위한 상담, 치료, 교육 등을 포함한 사례관리를 진행하고 있으나 여전히 법적 보호장치가 미흡하여 안정적 운영지원과 사례관리를 위한 법적 근거와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통계에서는 부모에 의한 발생 건수가 2만2106건(85.9%)으로 가장 높았고 대리양육자 1874건(7.3%), 타인 846건(3.3%) 순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아동학대가 발생한 가정에 대해 학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 지원하는 것과 함께 더 근본적으로는 아동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실천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 및 양육자로 하여금 아동학대를 하지 않도록 부모교육을 제공하거나 양육을 지원하는 한편, 아동학대 고위험군에 대한 경제적인 지원이나 양육지원 등을 통해 사전에 예방해야 할 것이다.
또한, 부모로서 지식과 기술이 부족하거나 그릇된 양육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아동학대가 신고접수 된 모든 부모를 대상으로 부모교육이 의무적으로 제공된다면 아동학대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며, 자녀 양육기술과 지식을 얻음으로써 자녀 양육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고, 아동학대를 예방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피해아동 발견율은 세종특별자치시가 2.22%, 대전광역시는 3.54%, 충청북도는 3.45%로 낮은 것으로 나타나 아동학대가 의심되었을 경우에 신고하는 비율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 예방교육을 받은 아동들은 학대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져서 본인 신고 비율이 높은 반면 성인들은 훈육과 학대의 경계에서 민감성이 부족하여 학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해아동 연령을 보면, 13~15세가 24.6%, 10~12세가 23.9%, 7~9세가 18.3%로 나타난 반면 학대행위자의 연령은 40대(40~49세)가 48.9%로 가장 높게 나타나 활발한 경제활동으로 몸과 마음이 지친 부모와 사춘기로 인해 심리·정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녀와의 갈등으로 인한 신고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러한 학대 가정을 만나면서 어렸을 때부터 가정 내 긍정적인 소통문화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체감하고 있다.
이는 우리 어른들이 아동도 독립된 인격체라는 인식으로 아동의 인권을 존중하고, 공감하며, 어렸을 때부터 아동과의 긍정적인 상호작용을 한다면 학대로 이어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아동학대 신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내년에는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뚝 떨어졌다는 통계자료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복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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