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얼빈 의거 115주년에 안중근의사를 생각합니다
하얼빈 의거 115주년에 안중근의사를 생각합니다
  • 김명철 전 제천교육장
  • 승인 2024.10.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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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역사기행

하얼빈 의거 115주년을 맞이하며 안중근 의사의 정신을 되새기는 것은 깊은 의미를 지닌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함으로써 일본 제국주의에 강력히 맞서고자 했던 한국인의 독립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던 것이다.

안 의사의 이러한 행동은 단순한 개인적인 복수가 아닌, 민족의 자유와 자주권을 회복하려는 거대한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해 제천교육장을 퇴임하면서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을 서각하여 `서각 전시회'를 개최하였다.

의병의 고장 제천에 학생들에게 의병 정신을 심어 역사적 정체성을 갖게 하겠다는 의미였다. 아울러 제천시 관내 모든 학교에 안중근 의사의 옥중 유묵을 서각하여 한점씩 기증하여 학교에 전시하도록 한 것이 지금 생각해도 뿌듯하고 참 잘한 일이라 생각이 된다.

안중근 의사의 정신은 오늘날에도 매우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그는 단지 적을 처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양의 평화와 국가 간의 협력을 강조한 `동양 평화론'을 통해 진정한 평화와 번영을 꿈꿨다.

안중근 의사는 일본과 한국, 중국이 함께 상생하고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군사적 폭력보다는 대화와 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필자가 서각하여 전시한 작품 가운데 특별한 작품이 하나 있었다. 바로 `東洋平和萬歲萬萬歲'(동양평화만세만만세)라는 서각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안 의사의 옥중 유묵 가운데 유일하게 날짜가 적시된 작품이다.

`경술 2월 18일'라는 글씨가 선명하다.

아마도 안 의사가 사형 선고를 받고 4일 후인 18일에 쓴 작품으로 보이는데, 안 의사의 옥중 유묵 가운데 최초 유묵으로 판단된다.

그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안 의사의 거사가 일제의 명성황후 시해에 대한 복수나 개인적인 어떤 감정이나 의도가 아니라 당당하게 `동양평화'를 외치고 있다는 점이다.

안 의사가 감옥에 수감된 이후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정리한 후 만들어진 `동양평화론'이 아니라 하얼빈 의거의 대의명분이 바로 `동양평화' `세계평화'였다는 증거가 바로 이 유묵인 것이다.

필자가 `안중근 숭모회'에서 원본 파일을 지원받아 최초로 서각을 해서 전시를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서각 전시회에 참석했던 단양중학교 최재호 교장이 다른 서각은 제천 관내 학교에 기증된다고 적혀 있는데 이 작품 만 학교가 정해지지 않은 것을 알고 이 서각을 전시하고 싶다고 해서 현재 이 서각은 단양중학교 현관에 전시되어 있다.

115년이 지난 지금, 안중근 의사의 정신은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여전히 세계 각국 간의 갈등과 대립 속에서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고, 국제 사회의 협력과 공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안 의사의 외침이 지금도 귀에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안중근 의사의 용기와 희생은 현재 우리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영감을 제공할 것 같다.

안중근 의사가 보여준 정의와 평화에 대한 철학을 기억하며, 그의 정신을 바탕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세계에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115년 전 하얼빈 역전에서 울려 퍼졌던 안중근 의사의 총소리가 우리 모두의 심장에 메아리치길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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