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먼저 앞선다
걱정이 먼저 앞선다
  •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 승인 2024.11.19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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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백악관을 되찾았다. 트럼프 하면 단연 떠오르는 것이 `미국 우선주의'이다.

트럼프의 재등극을 놓고 국내 정치·경제·사회·안보분야 안팎에서는 기대감 보다는 우려감을 더 많이 쏟아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4년간 미국을 이끌어온 바이든과는 정치적 성향이 확연히 다르다.

그중 한 가지를 꼽자면 미북정책이다. 바이든은 북한을 상대로 동맹국가와의 연합을 통한 경제적 제재 강화전략을 써왔다. 하지만 트럼프는 북한과의 직접적 협상 전략을 내세울 것이 자명하다.

트럼프가 여전히 북한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는 점만 봐도 트럼프의 미북정책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이다.

북한과의 직접 협상을 생각하는 트럼프의 미북정책은 현 윤석열 정부의 강대강 대북정책과는 온도차가 너무 크다. 최근 북한은 한국을 주적으로 못을 박고 관계를 단절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미 대화가 성사되면 한국은 왕따가 될 수 있다. 트럼프는 돈 욕심이 지독한 장사꾼이다. 트럼프는 미국에 이익만 된다면 한국의 입장까지 고려할 만큼 의리를 중시하지 않을 인물이다.

과거 주한미군을 팔아서 한국으로부터 돈을 뜯어내려고 온갖 압박을 가했던 트럼프였다.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한미방위 분담금 인상을 또다시 들먹이고 있다.

항간에는 트럼프가 김정은을 만나면 한국의 안보를 장사 밑천으로 더 큰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해 주는 통 큰 거래다.

트럼프로서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미사일 개발만 중단하면 된다. 김정은 OK! 트럼프도 OK!. 기막힌 윈-윈(win-win) 거래다. 한국은 트럼프에게 제대로 뒤통수를 맞는 꼴이 된다. 한국도 핵 보유를 주장하면 되겠지만 장사꾼 트럼프가 용납할 리 없다.

바이든 정부에서 값싸게 합의한 한미방위 분담금을 엎어 버리고 훨씬 많은 분담금을 뜯어내려고 벌인 안보 장사인데 한국까지 핵을 보유하게 되면 김정은과의 거래는 본전치기가 된다. 본전치기는 장사꾼이 싫어하는 일이다.

트럼프에게 한국은 주거래처이다. 머니머신(money machine)이다. 트럼프의 다음 계책은 한국을 향해 주한미군 철수를 들먹여 대는 것이다. 북한 핵으로부터 한국을 지키려면 한미방위 분담금을 더 많이 내라고 압박할 것이다. 핵우산 안보 비용까지 추가다.

미국 우선주의가 최우선인 트럼프로써는 전혀 손해가 없는 장사를 하는 것이다. 참으로 시나리오가 그럴싸하다.

어찌 됐든 트럼프가 다시 미국 대통령이 되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바빠졌다. 최근의 국내 화두는 윤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골프 외교 준비를 위해 골프장을 찾은 소식이었다.

그런데 골프장을 찾은 시점이 북한의 중대 성명 발표와 오물 풍선 도발 등 안보를 위협받는 상황이었고, 실제로는 미국 대선 석 달 전부터 골프장을 자주 찾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대통령실은 `국익 외교를 위한 일'이라고 급구 해명하지만 설득력이 없다. 대통령실의 안일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국익을 위한 골프 외교 준비를 동네방네 다 소문나게 해놓고는 수습하기에 바쁜 대통령실은 무능함 그 자체일 뿐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듯 미국의 폭스 뉴스에서 `한국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을 감명시키기 위해 골프채를 잡았다는 기사가 떴다. 한국 대통령이 장사꾼 트럼프에게 money를 잔뜩 선물하고 싶어 열심히 골프 연습을 하고 있다는 말로 들린다. 또다시 굴복 외교를 지켜봐야 하는 것 아닌지 걱정이 먼저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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