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와 애플의 아이폰, 두 제품 간 차이는 무엇이며 사용자들 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는 세계에서 진정한 고급 자동차의 대접을 받고 있을까. BTS, 영화 `기생충' `오징어 게임' 그리고 노벨문학상 한강의 소설까지, K문화는 세계 주류문화 반열에 올라와 있는가.
# 미적지능(AI)이란?
아름다움을 감성으로 느끼는 건 쉽지만 이성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북미총괄회장을 역임한 컬럼비아대 교수 폴린 브라운(P. Brown)은 이 어려운 일을 미적지능, 미학경영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풀어갔다.
브라운 교수에 의하면 미적지능(AI, aesthetic intelligence)이란 뭔가를 보거나 경험하며 느낄 때 드는 감동을 알아채고, 해석하고, 말하거나 쓰거나 그릴 수 있는 능력이다.
즉 눈이나 코, 입, 귀, 손으로 느끼는 것들을 잘 알아보고, 해석하고, 표현하고, 명료화해내는 능력이다.
`고객의 85%는 성능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 때문에 제품을 구입한다.'라는 말은 소비자심리학에서 정설로 통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른 무언가'는 구매자가 느끼는 감동, 느낌을 말한다.
`샤넬의 제품을 구매하는 건 곧 프랑스 역사의 한 조각을 사는 것 같다.'라는 표현,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 때 커피 자체보다 스타벅스의 문화를 향유하는 것 등이 구매자의 느낌을 대변한다. 미적지능은 이러한 개인의 감동과 느낌을 이성적으로 알아차리고 분석하고 표현해 내는 능력이다.
# K-문화와 미적지능
폴린 브라운은 K문화에 대해 “경이로움과 즐거움을 느끼지만 내게는 살짝 과하게 달콤하다.”라고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괴로운 시기를 겪는 어른들이 누리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즐거움이 K 대중문화의 핵심 매력이지만 미학적(aesthetic) 관점으로 성숙한 아름다움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폴린은 사탕은 누구나 좋아하긴 하지만 사탕만 먹으면 안 된다고 조언한다.
나이 든 필자의 눈으로 본 요즘 젊은 남녀들의 사진은 예쁘고 아름다운데 한결같이 똑같다는 인상을 지울 수는 없다. 폴린 브라운은 우리나라의 유명 쇼핑몰 제품들은 디자인부터 진열방식 등이 세련되고 예쁘지만 기계적인 매력이 주를 이루는 느낌을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라고 평했다. 예쁘게 꾸며져 있기는 하지만 거기까지다. 성숙된 것, 자연 그대로의 것이 주는 매력이 부족하는 평이다.
작금의 K 문화 성공은 덫이 될 수도 있다. 잘하는 것만 더 잘하고 키우려 한다면 반복과 안주의 늪에 빠지기 때문이다. 하는 것만 하다 보면 진화하지 못하고 도태될 수 있다.
# 새로운 AI
현대는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시대다. 컴퓨터나 로봇, AI(인공지능)가 우리 일을 알아서 다 해주는 시대가 가까이 왔다. 일상의 일들은 인공지능이 다해 주니까 그것이 해줄 수 없는 일들을 사람들은 열심히 할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매력적인 걸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거고 결국 미적지능이 높은 사람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폰과 아이폰의 사소한 차이는 미적지능에 있다. 확인을 해보고 싶으면 폰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면 된다. “당신은 왜 이 폰을 사용하시나요?” 라고.
새로운 AI, 미적지능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꾸준한 훈련과 관심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학교는 학생의 미적지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금 엉성해도 집에서 직접 만든 것 같은 매력, 단순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매력, 외양과 함께 영혼에 방점을 찍는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을 지닌 학생들로 성장할 수 있게.
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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