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즈의 시 읽는 세상
정 채 봉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오월이면 어버이날이란 이름으로 세상의 모든 엄마와 아빠가 호출됩니다. 하지만 주변에 하나 둘 고아가 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요즘, 부모님의 존재는 묵은 그리움이 되어갑니다. 커다란 지붕이 되어주시던, 언제나 늘 그렇게 계실 것 같았던, 그래서 아무렇지도 않게 당신을 만나고 돌아섰던 그런 어느 날이 고장 난 시계처럼 멈춰버릴 때 부모님은 더는 일상이 되어주지 않으십니다. 울어도 떼 써도 오지 않을 시간은 문득 그렇게 찾아옵니다. 코로나19로 경험한 가족과 일상의 소중함을 초록 계절에 담아 다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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