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이상이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꿈'이라 한다. 그 꿈을 품을 때의 순간들은 참으로 다양하다. 어떤 일에 재미나 흥미를 느낄 때, 성취하고 싶은 목표를 발견했을 때, 특별한 재능을 알아차렸을 때 등 개인의 성향에 따라 결정된다.
`꿈꾸는 꼬마 돼지 욜'의 주인공인 막내 돼지인 욜은 그 다양한 이유 중에 `다름'을 좇다 꿈을 갖게 된다. 다른 돼지들이 내는 소리, 다른 돼지들이 좋아하는 냄새를 거부하고 뭔가 특별한 것을 막내 돼지는 갖고 싶어 한다.
막내 돼지는 모든 돼지가 내는 소리인 `꿀꿀꿀'과 다른 소리를 찾기 시작한다. 쭐쭐, 툴툴, 쭐쭐…. 수도 없이 생각하며 소리 내 본다. 드디어 막내 돼지는 기분이 좋아지는 소리를 찾아낸다. `욜욜욜욜' 이라는 자기만의 소리를. 막내 돼지는 고심 끝에 찾아낸 특별한 소리 `욜욜욜'을 주구장창(주야장천) 외치며 다닌다.
특별함을 달갑지 않아 하는 가족들은 막내 돼지를 엉뚱하다며 비아냥거린다. 가족들은 그런 막내 돼지를 `욜'이라 부르기 시작한다. 아기 돼지는 흔쾌히 `욜'을 이름으로 선택한다. 그리고 모든 돼지들이 내는 소리 `꿀꿀꿀' 대신에 `욜욜욜'을, 모든 돼지들이 좋아하는 쿰쿰한 음식 냄새보다 향기로운 냄새를 욜은 선택한다. 저만의 개성, 자신의 정체성을 갖기 시작한 출발점일 것이리라.
온 동산을 다니며 새로움을 찾던 욜은 늘 언덕 위에 있는 하얀 염소를 만난다. 이름이 `구름'이란다. 욜은 생전 처음 듣는 단어이다. 누구나 다 올려다볼 수 있는 파란 하늘. 거기에 있는 신기하고도 재미있는 구름을 욜은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돼지들은 볼 수가 없단다. 욜은 이제야 돼지들의 신체적 특징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가축으로 살기 이전, 뛰어난 후각과 촉각이 응집한 코로 먹이를 찾아야 했던 야생의 습성, 그 장점으로 목이 아래로 굳어져 고개를 하늘로 들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욜은 자신의 몸 위에 있는 것들을 보려는 꿈을 꾸기 시작한다. `실현하고 싶은' 욜의 꿈이 특별함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던 가족들에게는 `실현될 가능성이 아주 작거나 전혀 없는 허무한 기대나 생각의 꿈'으로 인식되는 순간이다.
욜은 친구 구름이의 도움을 받으며 하늘을 보기 위한 방법을 열심히 찾는다. 고개를 드는 연습도 해 보고, 앞발 높이뛰기 연습 등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그러던 중 구름이는 욜에게 하늘을 보여준다. 재치 있고 기발한 방법을 구름이는 생각해 낸다. 비 그친 후, 물 고인 웅덩이에 담긴 하늘! 욜은 보고 또 본다. 덤으로 무지개까지 본다.
욜의 가족은 울타리 밖에서 있었던 일과 본 것들에 대해 들으며 가족들도 차츰차츰 하늘을 보려는 꿈이 허무맹랑한 꿈이 아니길 바란다. 이것으로 욜의 꿈은 이룬 것일까? 아니다. 작가는 웅덩이에 담긴 하늘을 본 것으로 욜의 꿈을 마무리 짓지 않는다.
물에 반영된 하늘이 아닌 진짜 하늘을 보는 것으로 욜의 꿈이 머무르지 않고 움직인다. 욜과 구름이는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다시 또 노력한다. 하늘을 볼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며 고개 들었다 내리기, 웅덩이 건너뛰기 등 백 번 이백 번… 눈앞이 핑핑 돌 때까지 연습한다. 쓰러지고 넘어지며 연습하다 네 발을 하늘로 향하게 발라당 넘어진 둘은 진짜 하늘을 보게 된다. 마음으로는 뿌듯함을 느끼지만 욜은 만족하지 않는다. 스스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고 싶다는 희망으로 꿈을 키운다.
태생적으로 아래로 굳어진 목을 과연 욜은 위로 들 수 있을까? 작가는 말한다. 꿈은 가슴을 설레게 하고, 어려운 일도 거뜬히 해낼 힘을 준다고. 새해가 시작하는 첫 달! 엉뚱하지만 용기 있는 욜을 보며 간직하고만 있던 꿈을 나도 키워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