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허무는 균열의 시작인 틈!
벽을 허무는 균열의 시작인 틈!
  • 구숙진 KPCA 그림책 지도사
  • 승인 2024.12.12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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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그릇에 담은 우리 이야기

<벽 속에 사는 아이/아네스 드 레스트라드 글/작가정신>라는 책이 있다. 자기만이 세계에 갇혀 지내는 아이와 아이가 쌓은 벽을 스스로 조금씩 허물 수 있도록 따듯한 손길을 내밀며 기다리는 엄마와 아빠의 이야기를 담은 따듯한 그림책이다. 그렇다. 이 책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이와 그 부모에 관한 이야기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이 어려우며, 변화에 대한 저항감이 매우 커서 정해진 행동만을 고집하는 특성이 있다. 이로 인해 자기만의 세계인 벽 속 안에 들어가 그 속에서 지내는 거라 통상적으로 비유하여 말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벽’이란 단어는 그 말이 품는 이미지가 있다.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 한계 그리고 관계를 가로막는 그 무엇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벽은 물리적인 것이 아니기에 눈으로 볼 수 있거나 만질 수는 없으나 모두의 마음속에 분명 존재하는 벽이다. 누군가는 그 벽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고 머물러 있거나, 누군가는 벽을 허물고 나왔다가 다시 들어가 쌓기를 반복하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벽은 어떻게 생기게 하고, 그 벽 속으로는 어떠한 연유 없이 홀연히 들어가는 걸까?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경우처럼 생물학적 이유가 시발점이 되기도 하지만 아닌 경우도 허다할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간극, 사람과 조직 사이에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생기는 상실감이 벽을 쌓는 빌미가 될 거라 본다.

가족 간에 벌어진 틈, 친구나 동료 사이에 생긴 이견, 조직 내의 상하관계에서 내려지는 부당함 등의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벽을 쌓고 그 안에서 감내하며 지내느라 애를 쓴다. 물론 보는 이도, 알고 있는 주변 사람도 있다. 그러나, 팍팍하게 돌아가는 삶에 지쳐, 복잡한 문제에 끼어들기 번거롭다는 등의 이유로 우리는 외면한다. 편치는 않다. 그러기에 서글프다.

‘엄마 아빠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몰랐어요. 아이를 사랑하지만, 아이는 벽 속에 살았으니까요.’ 우리도 그렇다. 사랑하고 좋아하고 알기는 하지만 방법을 잘 모른다. 용기 내기도 또한 쉽지만은 않다. 엄마 아빠는 ‘사랑하는 아가, 이리 오렴!’이라 말한다. 아이가 먼저 다가오길 바라며 채근한다. 아이는 그럴수록 귀 막고, 눈은 가리고 점점 더 깊이 들어간다.

엄마 아빠는 차근차근 다가가기로 한다. 벽 밖에서 노래 부르며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물론 원론적인 방법이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그러나 어떠한 이론이 ‘원론적’이 된 것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다. 몇 세대 혹은 몇 세기를 거쳐 적용하고 실행해서 얻은 경험치이기에 그런 것이다. 그러니 해 보려 한다. 작가의 혜안을 믿고.

어른이나 아이나, 누구에게든 벽은 있다. 나는 인지하지 못하고 아파만 할 때 옆에서는 보이기도 할 것이다. 벽이 생겼음을 미처 알아채지 못하고 스치고 지나면 더 두꺼워지고 높아져 허물고 싶어도 엄두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사람의 관계 속에서 사람의 마음이 만든 벽! 상대가 필요한 방법으로 다가가고 기다리며 마음을 두드려 틈을 내 보도록 해 봐야겠다. 마음의 벽에 자그마한 구멍이라도 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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