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 행복의 출발은 고대 그리스다. 행복에 관한 가장 오래된 문헌의 기록은 기원전 480년 경 헤로도트스가 쓴 `역사-Histories'에 나온다.
이 책의 중심 줄거리는 그리스와 페르시아 전쟁에 대한 기록이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면 전쟁 보다는 당시 사람들의 다양한 삶에 대한 기록이 더 많이 기술되어 있다.
헤로도트스는 뛰어난 여행가며 수집가고 이야기꾼이다. 그가 활용한 방대한 기록과 저술에 대한 탁월성은 읽는 사람들을 압도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행복의 주인공은 오늘날 소아시에 해당하는 거대한 제국 리디아의 왕 `크라이소스'와 그리스 현자인 `솔론'이다.
크라이소스는 막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많은 부를 소유했기 때문에 제일 행복한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솔론이 왕국을 방문했을 때 엄청난 보물창고를 보여주며 자신의 부를 과시한다. 그리고 솔론에게 질문한다.
“나는 그대가 이 세상 누구보다도 더 행복한 사람을 만난적이 있는지 묻고 싶소이다.”
클라이스소는 솔론의 입에서 당연히 자신의 이름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솔론은 아테나이의 텔로스라고 대답했다. 당황한 왕이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훌륭한 삶을 살았고 조국을 위해 싸우다 더 없이 아름답게 전사했습니다. 아테나이의 사람들은 그를 묻어주고 명예을 높여 주었습니다.”
기대했던 대답이 나오지 않자 클라이소스는 “그러면 두 번째로 행복한 사람을 누구인가?”라고 묻는다.
솔론은 `클레오비스와 비톤 형제'라고 대답한다. 그 이유는 헤라 여신 축제에 어머니를 모시고 가려고 두 형제가 직접 멍에를 쓰고 달구지를 끌어 45스타디온(그리스 단위 - 약 8.3㎞)을 달렸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가장 훌륭한 죽음을 맞이했기 때문입니다.
“아테나이에서 온 손님이여, 나를 그런 평범한 자들보다 못하다고 여기다니, 그대는 내 행복을 완전히 무시하는 거요?” 왕의 질책에 솔론은 이렇게 대답한다.
“전하께서 행복하게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기 전에는 물음에 답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부를 생을 마감할 때 까지 즐기지 못한다면 그날그날 살아가는 사람보다 행복하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답을 듣지 못하자 왕은 솔론을 냉담하게 떠나 보낸다.
이후 클라이소스는 가장 사랑하는 아들 아티스를 잃는다. 그리고 페르시아와 전쟁을 벌이지만 퀴로스 왕에게 대패하여 장작 더미에 화형을 당하는 처지가 된다.
죽음을 앞두고 솔론의 말이 떠올라 `솔론'을 큰 소리로 외치자 그 말에 궁금함을 느낀 퀴로스왕의 선처로 죽음을 면하고 그의 책사가 된다.
아무리 좋은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그것을 마지막까지 지켜내지 못하면 불행하다. 마지막 삶이 가장 중요하다는 교훈이기도 하다.
젊은 시절의 좋은 삶도 중요하지만 은퇴 후에 어떤 삶을 사는지가 더 중요한 이유다.
삶도 행복도 끝나기 전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