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혜택 주는 반려나무
무한 혜택 주는 반려나무
  • 강신욱 증평향토문화연구회 부회장
  • 승인 2024.04.0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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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논객
강신욱 증평향토문화연구회 부회장
강신욱 증평향토문화연구회 부회장

 

식목일이 왔다. 1946년부터 해마다 4월 5일 식목일 행사를 한다. 올해로 79회를 맞았다.

산림청을 비롯해 전국 지방자치단체 등은 국민이 나무를 심고 가꾸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반려나무 나눠주기 행사를 한다. 반려나무는 반려동물처럼 애착을 가지고 친숙하게 교감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1973년 정부와 기업 등이 대대적인 국토녹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10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민둥산에 심었다.

조선시대엔 이랬다.

정조는 현륭원(사도세자 묘·영릉)에 흙을 채워 메우고 식목을 감독한 수령 등 관원에게 상을 내렸다.

당대 최고의 법전인 `경국대전'은 나무를 베지 못하도록 금산(禁山)을 지정하고 해마다 봄에 나무를 심거나 종자를 뿌려 기르면서 그 결과를 보고하도록 법제화했다.

고을이나 마을에선 바람이나 수해를 막고자 나무를 심었다. 주민 살림에 보탬이 되도록 유실수를 심기도 했다.

사대부는 소나무를 많이 심어 풍류를 즐겼다. 길가에 나무를 심어 나그네에게 휴식처로 제공했다.

돌로 쌓은 성곽 대신 나무를 심고 목책을 만들어 적의 침입에 대응했다. 해전(海戰)과 조운(漕運)을 위한 선박 제조용으로도 나무를 심었다.

지금은 어떤가.

지구 온난화와 같은 기후 변화가 인류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막고자 나무 심기를 권장한다.

나무와 숲은 관광산업의 한 축이면서 힐링 공간이다.

고속도로를 이용해 청주를 찾아오는 외지인들에게 청주 가로수길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청주 무심천 벚나무, 충주 수안보 벚꽃길, 단양 소백산 철쭉, 괴산 은행나무길, 보은 속리산 정이품송, 제천 의림지 제림(堤林) 등.

수십 년 전 또는 수백 년 전, 인위적으로 심었거나 자연 발생적으로 군락을 이룬 이들 나무는 관광명소가 됐다.

이번 주 절정인 청주 무심천 벚꽃은 일제강점기에 앵마장(櫻馬場)으로 불렸다. 일본인은 벚꽃을 한자로 앵화(櫻花)라고 했다.

1932년에 발간한 `충북의 간'에는 `앵마장의 벚꽃은 도로 양쪽 가로수로 수백 그루가 있어 꽃 피울 땐 마치 꽃의 터널인 듯하다'고 만개한 무심천 벚꽃의 풍광을 이같이 표현했다.

군락을 이룬 이들 꽃나무는 축제의 소재가 되고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청주 무심천 벚꽃축제, 충주 수안보와 충주댐 벚꽃축제, 제천 청풍호 벚꽃축제, 단양 소백산 철쭉제, 괴산 미선나무축제, 옥천 묘목축제 등이 그렇다.

1970년대 국토녹화 사업으로 속성수인 이태리포플러 1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룬 증평 미루나무숲은 도심 휴식처로 으뜸이다.

충북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제천 의림지와 제림, 단양 영천리 측백나무 숲, 보은 속리 정이품송, 괴산 송덕리 미선나무 자생지, 영동 영국사 은행나무, 단양 소백산 주목 군락, 청주 공북리 음나무 등.

나무와 관련한 충북 소재 국가지정문화재는 명승 1건(제천 의림지와 제림)과 천연기념물 18건이 있다.

수백년에서 1000년이 넘도록 한 자리를 지킨 나무들이다.

나무는 인간에게 더할 나위 없이 많은 혜택을 준다. 반려나무 한 그루씩이라도 심는 식목일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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