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의 물리 장난감
김범준의 물리 장난감
  • 이송현 진천교육도서관 사서
  • 승인 2024.09.09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만 보면 발만 담그겠다고 하다가 결국 다 젖어버리는 아들을 위해 항상 여벌 옷과 수건을 가지고 다니는 여름이다. 아니, 9월 가을이 되었다. 사서들이 가장 공들이는 책 읽기 좋은 계절이다. 독서문화 진흥법에 명시된 `9월 독서의 달'이기에 다양한 행사가 가득하다.

`5g의 가볍지만 위대한 세상을 펼쳐보세요'라는 주제로 독서문화 진흥 캠페인을 진행한다. 책 한 장의 무게는 5g에 불과하지만 책을 한 장씩 넘기면서 경험하는 바는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를 담은 슬로건이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지난 7일에 `김범준 교수와 함께 떠나는 일상 속 과학여행'이라는 주제로 증평교육도서관에서 독서의 달 강연이 열렸다.

일명 범물리, 범준에 물리다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성균관대 교수이자 다양한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와의 만남이었다. 얼마나 유명한 분이시기에 지역에서 주말 오전에 이런 고급스러운 주제 강의를 자발적으로 들으러 오는 사람이 많을까? 하는 호기심에 증평으로 갔다.

1m 등 거리의 단위와 빛의 속도로 측정하는 시간의 단위 등 물리학적으로 세상을 정의내리는 내용부터, 북극에서의 몸무게와 적도에서의 몸무게는 같을까? 라는 아이에게 오늘 엄마 이런 거 배우고 왔어! 알려 줄 수 있는 흥미로운 내용까지, 정말 물리학에 대해 1도 관심이 없었던 사람에게도 시간가는 줄 모르게 집중하게 만드는 강의였다.

하은아 관장님께서 패들렛에 모인 질문으로 질의응답 시간을 진행하셨는데, 인생책 코스모스가 앞부분만 새카만 수학의 정석과 같이 언젠가는 꼭 다 읽어야 하는 숙제 같다는 공감되는 진행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범고래가 쎄요? 코끼리가 쎄요? 라는 유치원생의 질문에도 진지하게 실험을 위한 기본 전제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주시는 센스에 한 번 놀라고, 물리학 말고 두 번째로 좋아하시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논어를 비롯한 고전이나 오언절구나 칠언절구를 한문을 해석하며 읽어내는 것이라고 하셔서 또 한 번 입이 떡 벌어졌다.

질의응답 시간 후 사인회에서 물리1 교과서에 싸인을 받아가시는 물리선생님과 플레밍의 왼손 법칙을 표현하는 사진 포즈를 하려는 고등학생들과 대학에선 오른 나사 법칙으로 찍는 거라며 엄지척 하시던 교수님의 티키타카, 그리고 어떻게든 웃지 않을 것 같은 사춘기 남학생이 셔터를 누르는 순간 보여준 잠깐의 미소가 강연에 참여한 사람들의 교수님을 향한 팬심을 느끼게 했다.

집에 와서 일상 속 사물들에서 찾은 신기한 과학원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교수의 신간 `김범준의 물리 장난감'(김범준·이김) 책을 펼쳤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왜 젖은 옷을 입으면 안되냐'는 아들의 질문에 감기걸린다니까!라는 대답에 더해 이제는 기화열까지 더욱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게 되었다. 수식까지 쓰여 있어서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는 책인데, 대충 스킵하고 아는 만큼만 읽으면서 넘겨도 재미있고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었다. 어디에나 있는 물리와 삶의 본질에 대한 문장이 담긴 인문고전이 단번에 다 이해하지 못해도, 그렇게 조금씩 친해져도 좋다는 점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룰렛 승률 토토 카지노 홀덤 카지노 로켓 카지노 카지노 바카라 사이트 슬롯 카지노 사이트 온라인바카라 카지노 베팅 전략 에볼루션 카지노 주소 바카라 홀덤 바카라사이트 카지노 슬롯 게임 바카라 슬롯 바카라 게임 최고의 카지노 사이트 온라인 도박 사이트 최고의 카지노 사이트 잭팟 카지노 바카라 배팅 프로그램 카르마 카지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