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초 내가 살고 있는 가덕면에서 마을축제가 열렸다. 1박2일 동안 꽃천지 가덕면은 축제로 마을들이 들썩였다. 가덕면에서 살고 있고 도심으로 출근을 하는 생활이지만 내 정주권은 가덕이기에 가덕축제에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참여했고 행사 당일도 지인들과 부스도 자발적으로 운영했다.
가덕면은 지리적인 환경이 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생활권이 형성되지 못했다. 인차리는 대로변에서 산 쪽으로 들어가 있기에 대중교통 중심인 큰 대로변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산 곳곳에 마을들이 자리한 특성으로 가덕면민들이 모이는 자리는 쉽지 않아 축제는 모두의 화합의 장이 된다.
가덕면의 축제는 지난해와 달리 인적 구성원들의 변화로 인해 마을축제도 변화를 이루었다. 10월, 11월 각 면과 동별로 축제로 성황을 이루고 있고 그 행사에는 어김없이 초대가수들이 등장한다. 그렇지만 가덕축제는 달랐다. 동네 아동들이 공연을 하고 동네주민들이 공연을 한다. 지역 내 전문 청년들의 아프리카음악, 재즈, 국악 등 지역 내 자원이 총출동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먹거리를 보면, 청주의 막걸리 회사 3개가 가덕면에 위치한다. 그런고로 막걸리가 마실거리가 되고 막걸리 체험을 했다. 가덕면에서 생산되고 가덕면민들이 손수 제작한 먹거리가 주요한 음식이 되었다. 친환경을 고려한 집행부의 고민 속에서 일회용은 사용되지 않았다. 다회용 컵과 젓가락, 접시 등이 사용됐기에 좀 더 고급진 상차림이 되었다. 다회용품을 사용하기 위해 오가는 발걸음과 흔한 생수병 없이 식수차로 물을 마시러 오가는 수고로움은 행사의 진정성을 더했다.
축제의 계절이기에 주위의 축제들을 보고 듣게 된다. 청주시내 원마루 역시 일회용보다는 다회용으로 쓰레기를 줄였다고 칭찬들이 자자하다. 그렇지만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여러 축제를 살펴보면 아쉬움도 남는다.
주민이 주체가 되고 지역의 자산들이 프로그램으로 전개되어야 함에도 외부자원이 축제의 자리를 대신한다. 먹거리를 예로 들면 버섯축제가 있다면 버섯을 중심으로 상품개발과 판매가 이루어짐으로써 버섯의 활용성을 높이고 판매고를 높여야 하지만 난데없는 인삼 등 주인공 외 재료들이 주요 판매거리가 되는 축제를 보았다.
공연도 지역 내 다양한 자원들이 있고 그 자원들의 끼를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데 꼭 큰돈을 써서 유명한 분을 모신다고 축제가 성황이 되겠는가. 농촌 같으면 농촌 소멸, 인구 감소를 이야기할 때 그 사회에 있는 미래성장세대인 아동들이 축제의 중심이 된다면 참여자들의 공감을 더 불러 일으키지 않겠는가.
결국 축제가 일회용 행사로 끝날 것이 아니어야 한다. 축제는 하루 이틀이지만 지역 내 준비기간, 참여인원, 프로그램 구상 등을 통해 오랜 시간 축제의 즐거움을 지역민들이 가질 수 있다면 그 축제는 말 그대로 축제가 될 것이다. 더불어 그 동네의 자원을 활용한다면 축제 전후를 통해 그 유명세와 지역 내 인지도는 지역을 하나로 묵는 단합의 힘으로 발현될 것이다.
축제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는가,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하는가는 농촌소멸과 인구감소, 공동체성 상실이라는 사회적 과제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만들어 갈 수도 있다. 답은 현장에 있고 내 주위에 있음을 생각해 보자.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자 한다. 왜 축제는 10월에 집중되는가. 동네별로 특성을 살린 좋은 축제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너무 일정이 겹치기에 가보지 못한다. 그 많은 노력과 돈을 들인 축제를 같이 즐기고 싶다. 일년의 시간 속에서 매월 단위로 간격을 두고 축제를 하면 어떨까. 그럼 청주시는 매월 축제가 있는 행복한 도시가 되지 않겠는가.
삶의 여러 요소 중에 문화 여가는 의식주와 같은 범주로 포함된 지 오래다. 단조로울 수 있는 삶 속에 매월 축제가 있는 도시에 살고 있음은 삶의 문화를 높여 줄 것이다.
복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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