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아미를 아시나요?
시니어 아미를 아시나요?
  • 심영선 기자
  • 승인 2024.11.05 1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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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80대 남녀 회원 33명
괴산 37사단서 예비군 훈련
“전쟁 나면 우리도 나서야죠”

 

괴산군 청안면의 육군 37사단 110여단의 예비군훈련장.

5일 오후 30여명의 예비군들이 시가지 전투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보라색 연막탄이 터지자 교전이 시작됐고 예비군들은 엄폐물 뒤로 몸을 숨기거나 사주경계를 하며 분주히 발걸음을 옮겼다.

전투복을 입은 모습은 영락없는 예비군들. 하지만 얼굴에 주름살 가득한 노인들이었다.

이날 훈련을 받은 예비군들은 시니어 아미(senior army) 소속 회원들.

`시니어 아미'는 나이·성별과 관계없이 군 훈련을 받는 것을 목적으로 지난해 6월 설립돼 같은 해 8월 국방부로부터 사단법인 허가를 받았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시니어 아미들은 60~80대 33명. 이중 2명은 여성 시니어 아미들이다.

유사시 실제 전쟁에 나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서울, 경기 안양, 멀리는 경남 김해에서 훈련에 참여했다.

단체로 군복을 맞추고 오른쪽 어깨에 `시니어 아미라고 적힌 부대 마크를 단 시니어 아미들은 입소식부터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에 임했다.

33명의 시니어 아미는 이날 4개 조로 나뉘어 시가지 전투훈련, VR영상 모의 사격훈련을 받았다.

한우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김종수씨(68)는 “훈련에 참여하려고 농장을 대신 봐줄 일용직을 구했다”면서 “근처에 사는 회원 3명과 카풀을 해서 내려왔다”고 말했다.

“날이 갈수록 병력이 줄고 있다고 해 걱정”이라는 김씨는 “이제는 몸이 약해졌지만 전쟁이 나면 젊은 군인들을 대신해 총알받이라도 되겠다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훈련에 참여한 최고령자 정모씨(84)는 “나이 든 노인도 나라를 지키는 마음이 크다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편과 함께 훈련에 참가한 박경숙씨(66)는 “남편과 사격장에서 생전 처음 사격훈련을 받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시니어 아미 윤승모 대표(61)는 “인구 감소로 병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병역 의무가 없는 노인과 여성도 유사시 도움이 될 수 있는 예비전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 단체를 설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시니어 아미는 서산·보령·합천 등지에서 올해 훈련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괴산 심영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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