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고민·진솔한 고백 … 지역 작가들 감동의 선물
치열한 고민·진솔한 고백 … 지역 작가들 감동의 선물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5.01.06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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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한해 결실을 내보이듯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시집과 수필집 등 개인 작품집과 회원들의 작품을 담은 동인지는 다양한 삶의 소묘를 엿볼 수 있다. 창작의 고통을 문학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지역작가들의 작품집을 소개한다.      


◈ 소박한 이야기로 전하는 공감의 글들

전영순, 수필집 ‘영산홍 꽃불이 아프다’·‘아메리카 드림’ 출간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로 활동 중인 전영순씨가 두 권의 책을 출간했다. 소소한 일상을 거울에 비추듯 담아낸 수필집 ‘영산홍 꽃불이 아프다’와 미국에 거주하며 느낀 문화적 차이와 삶의 방식을 담은 ‘아메리카 드림’이다. 전 작가의 두 번째 수필집은 5장으로 구성했다.  책 제목으로 사용한 ‘영산홍 꽃불이 아프다’는 세월호로 목숨을 잃은 수많은 학생을 추모하고 있다.  “사방이 꽃으로 둘러싸여 있어도 세월호 사건으로 사람들은 주위 눈치를 살피며 말을 아낀다. 2014년 4월, 대한민국은 꽃도 사람도 모두 시들어 보인다. 세월이 얼마나 흘러야 모두 제 빛을 발할 수 있을까? 얼마나 기도해야 바다에 잠긴 젊은 넋을 위로할 수 있을까?”라는 말로 슬픔의 바다를 건너야 했던 국민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책 ‘아메리카 드림’은 일본과 캐나다, 미국에서 생활하며 경험한 일들을 반추하며 쓴 글이다.  남편을 따라나선 외국생활은 외로움과 싸워야 했던 시간이었음을 고백하며 선진국에서 느낀 문화적 충격과 삶을 기록했다. 전 작가는 “두 권의 책을 펴내며 하나의 단어를 세우기 위해 피나는 노력과 고민, 열정으로 언어들과 치열하게 싸워본 적이 있는지 자문해 보는 시간이었다”며 “교훈적이거나 철학적이거나 인간미 넘치는 글은 아니지만 소박한 이야기로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글로 다가갔으면 한다”고 출간 소회를 밝혔다. 전영순 작가는 청주문인협회, 충북수필문학회,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강사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수필집 ‘들길’이 있다.

◈ 고향 … 어머니… 내면 울리는 감수성

신준수, 등단 10년 만에 첫 시집 ‘매운방’ 펴내 신준수 시인이 첫 시집 ‘매운방’을 출간했다. 201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시인은 생태적 감수성이 담긴 자연을 닮은 시와 고향과 어머니를 녹여낸 시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특히 등단작 ‘조각보’는 땅에 깃들어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삶과 죽음을 그려내며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숲 해설가로 활동하고 있는 오랫동안 자연과 함께하며 체득한 순리를 시속에 녹아내며 자연을 소리를 시로 엮어낸다. ‘으스스 몸을 털어내는 나무들/ 사내 몇 등걸에 앉아 들쭉날쭉 숨을 고르고 있다/ 가쁘게 튀어나와서/ 부드러운 중얼거림으로 매달리는 말들’처럼 자연은 시인의 옹달샘이다. 유성호 평론가는 “애틋하고도 아름다운 삶과 그 기억을 통해 삶의 상처와 통증을 넘어서려는 긍정적 열망의 결실이 아닐 수 없다”며 “신준수 시학의 진정한 에너지는 삶에 대한 궁극적 긍정에서 온다”고 평했다. 신 시인은 “등단 10년 만에 첫 시집인데 덤덤하면서도 하나의 큰 마침표를 찍은 기분”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암 수술을 받고 어렵고 긴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시적 경향도 밝은 느낌의 시를 쓰고자 자연에 비유하는 작업을 많이 했다”면서 “고향과 어머니에 관한 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부모님의 자화상일 것이다. 스스로도 질박한 시어의 힘과 울림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신준수 시인은 2010년 농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저서로는 생태에세이 ‘토끼 똥에서 녹차 냄새가 나요’, 산문집 ‘믿음의 창으로 세상보기’, ‘잠긴 문 앞에 서게 될 때’ 등이 있다. 현재 한국작가회의 회원, ‘새와 나무’ 시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 어머니·남편에게 헌사하는 마음의 글

우승경, 첫 수필집 `경품' … 일상의 크고 작은 갈등 풀어내 청주에서 활동 중인 우승경씨가 첫 수필집 ‘경품’을 펴냈다.  여러 개의 시간 조각들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듯 5부인 본문은 작가의 오랜 시간의 여정을 엿볼 수 있다.  경북 의성 출신인 저자가 결혼하며 충청도로 옮겨와 살면서 느낀 ‘나도 이제는 충청도 사람’은 타자적 시선의 지역성이 드러나 웃음을 준다.  또한 “우리 부부는, 건조해지면서 점점 더 뒤틀려지는 문처럼 자꾸만 어긋나기 시작했다. 매사에 신중하고 말이 없으며 꼼꼼하게 일 처리하는 사무적인 충청도 남편”을 통해 삶의 자리가 바뀌면서 시작된 크고 작은 마찰음은 삶의 숱한 관계를 되짚어보게 한다. 한채화 문학평론가는 “느리게 걸으면서 보고 듣고, 문학적 상상력을 키워가는 우 작가는 무심천에 앉아 꽃과 바람, 들풀을 통해 울렁거림과 강력한 심장의 박동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그의 수필은 갈등과 갈등이 점점이 되어 끝과 끝이 영원히 만날 수는 직선적 갈등을 인지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직선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키며 결코 맞닿을 수 없지만 느리게 걸으면서 자신의 거짓된 욕망을 조금씩 벗어놓고 있다”면서 “출발한 지점이 종점이지만 끝난 자리가 다시 출발점이 되는 동그라미를 완성한다”고 평했다. 우승경 작가는 “바쁘게 한 해를 보내며 펴낸 첫 수필집이라 소회를 말하기도 어색하다”면서 “세상의 모든 것은 늘 그 자리에서 기다려주는 줄 알았다.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한 어머니와 남편에게 헌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묶었다”고 말했다. 우승경 수필가는 2006년 창조문학으로 등단했으며, 비존재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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